Knowhow

일 더하기 일은 이가 아니다

사회 초년생일 때는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스킬 업’ 하는 데 열중했지. 그렇게 갈고닦은 경력으로 회사에 기여한 경우도 많아. 그러나 매일 똑같은 일과가 반복되니 활력은 사라지고,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하루가 지겹게 느껴지기 시작했어. 그때 N잡러 선배가 조용히 다가와 내게 속삭였지. “잘 들어. 작고 소중한 재능은 긁지 않은 복권과 같아.” * 선배의 역할은 ‘한승현’이 했다.

잠자는 재능을 깨워라

선배, 저는 좋아하는 것은 많아도 딱히 잘하는 일은 없어요. 저 같은 사람도 N잡러가 될 수 있나요?
물론이지! 돈도 시간도 재능도 많지 않던 내가 유일하게 자신할 수 있었던 건 ‘무언가 하고 싶은 의지’가 강한 사람이었다는 점이야. 누구나 자신만의 재능을 갖고 있어. 그 재능을 공유하거나 판매하는 일을 전문가의 영역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는 거야.

나의 재능이 무엇인지 찾는 일부터 시작해야겠네요.
먼저 내가 관심 있어 하는 것들을 최대한 짧고 다양하게 경험해 보는 게 좋아. 그러는 사이에 나도 모르는 재능을 발견할 수도 있고, 당장 수익과 연결되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다 보면 스킬이 레벨 업 되기도 하거든. 그렇게 반복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경험하다 보면 앞으로 어떤 분야를 좀 더 깊게 파야 하는지 깨닫게 돼. 그게 N잡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하지만 회사에 다니며 ‘9 to 6’ 생활을 하면서 무엇을 배우기가 쉽지 않아요.
요즘은 온라인으로도 취미를 배울 수 있고 ‘국민내일배움카드’ 같은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제과제빵, 프로그래밍, 디자인, 심리 상담 등 다양한 직업 능력을 개발할 수 있어. MBTI, 에니어그램, 태니지먼트, 히포크라테스 기질 테스트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나의 강점과 취향을 파악하는 것도 좋지. 포털 사이트에 ‘성격 검사’, ‘강점 테스트’, ‘기질 테스트’ 등으로 검색하면 무료로 해볼 수 있어.

N잡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네요.
자기 성향을 알아야 약점을 강점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법이지. 그래야만 자신에게 꼭 맞는 전략을 세우기 쉬울 테니까. 조금 고리타분할 수도 있지만, 가장 빠르게 도움이 되는 해결책은 바로 독서야. 나는 글을 읽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고 ‘책이 거기서 거기지 뭐’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 하지만 출근 1시간 전에 카페에서 책을 읽는 독서 루틴을 만든 후부터 ‘매일 아침,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에 대한 재미를 깨달았어. 덕분에 독서법, 시간 절약 노하우, 디지털 노마드의 삶처럼 관심 있는 것에 대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었지.

사이드잡을 발견하는 방밥 사이드잡을 발견하는 방밥

할 수 있는 만큼 한 걸음씩 나아간다

재능을 발견했다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까요?
정말 작은 것부터 시작해도 돼. 거창하지 않더라도 지금 내가 가진 시간, 환경, 여건 안에서 나만의 스몰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거야. 꾸준히 하다 보면 실력도 늘고 점점 수익도 생기더라고! 작은 시작을 할 수 있는 용기와 조금씩 완성도를 높여가는 성실함이 가장 중요해.

선배는 재능을 어떻게 키웠어요?
요즘은 온라인으로 무엇이든 배울 수 있잖아! 나는 배우고 싶은 것이 생길 때마다 무료로 제공되는 온라인 강의, 블로그 등으로 좋은 정보를 습득하며 실력을 키웠어. 디자인, 영상 편집, 간단한 개발, 마케팅 홍보까지 온라인으로 터득할 수 있는 시대니까 우선 무엇이든 시도해 보는 거야. 배움에는 때가 없어.

좋아하는 취미를 일로 발전시키면 과연 사람들이 좋아해 줄까요?
나에게는 몇 명의 ‘피드백 요정’이 있어. 한 명은 내가 하는 일과 크게 관련이 없는 친구. 구매자와 같은, 일종의 대중 역할을 해주는 친구야. 또 다른 한 명은 내가 하는 일과 관련된 직종에 있는 친구. 전문가 역할인 거지. 그렇게 두 사람에게만 물어봐도 서로 다른 시선으로 보완할 점을 이야기해 주니까 큰 도움이 되더라고. 혼자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보다 제삼자의 눈이 되어주는 사람들의 피드백을 통해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어.

그럼 본격적으로 N잡을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나요?
처음엔 진짜 작고 소박한 시작이었어. 취미로 그린 그림으로 달력을 만들어 연말에 친구들에게 나눠줬지. 그 후에 내 그림을 좋아해 주는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엽서나 달력, 책 같은 것도 만들어볼까?’ 하고 생각했어. 그렇게 처음으로 플리마켓에 참여했고,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차츰 그다음 스텝을 이어 나갔지. 플리마켓에 판매했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크몽’에 전문가 등록을 하고, 크몽으로 연결된 외주 작업을 통해 나만의 그림 스타일을 정리하고, 그 그림 스타일로 ‘클래스 101’에 강의를 오픈한 거야. 처음부터 거창할 필요는 없어. 천천히 다음 단계에 도전하며 성장해 가는 거지.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수익을 생각하고 있었나요?
처음에는 큰 수익을 내겠다는 마음이 없었어. 그때는 직장인 주니어 시절이니까 월급도 충분하지 않아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용돈이라도 조금 벌면 행복하겠다, 교통비라도 벌어보자는 생각이었지.

도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프로젝트도 있었나요?
스스로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는 없어! 성공의 기준을 수익으로만 본다면 당연히 마이너스였던 프로젝트는 셀 수 없이 많지. 그런데 그 경험을 실패라고 보지 않는 이유는 모든 프로젝트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야. 나만의 노하우도 생기고,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고민도 하게 됐거든.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았다면 그런 성과는 얻을 수 없었을 거야.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는 없어실패했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는 없어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는 없어실패했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는 없어

직장인과 N잡러, 평행선 유지하기

선배는 도전과 판단이 무척 빨라요. N잡러에게 필요한 기질인 것 같아요.
나의 강점 중 하나가 ‘행동력’이야. 그 덕분에 빨리 실행하고 실패하고, 다시 실행하기를 반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직장 생활과 사이드 프로젝트를 함께하면서 번아웃이 온 적은 없어요?
퇴근 후에도 회사와 관련된 생각이나 고민이 계속 이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과감하게 스위치를 내리고 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해. 메일이나 메신저 등이 방해가 된다면 다른 계정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지. 프로젝트 초창기에는 제2의 회사에 출근한다는 마음으로 저녁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라 훨씬 즐겁게 할 수 있었지.

N잡러는 엄밀히 말하면 프리랜서잖아요. 알아두면 좋은 팁이 있을까요?
크몽 같은 중개 사이트를 이용하면 작업 기간, 수정 범위가 정확히 명시되어 있는 반면 개인적으로 의뢰받은 일은 작업비를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때도 있었어. 그래서 요즘에는 처음부터 계약 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봐. 계약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더라도 작업 기간과 범위, 수정 횟수 등을 서로 잘 합의한 후에 시작하는 거지. 그리고 N잡이 유행이라고 해서 무작정 시작해선 안 돼. 내가 N잡을 통해 과연 삶의 에너지를 더 얻을 수 있는 사람인지 생각하고, 기질과 선호에 맞는 커리어 플랜을 세운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아. N잡의 목적은 단순히 직업의 개수를 늘리는 게 아니니까.

Interviewee 한승현
직장 생활의 한계와 권태를 극복하기 위해 취미로 사이드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산만함+실행력’이라는 장단점을 결합한 무기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하던 중 아이패드 드로잉에 재미를 붙였고, 차츰 실력을 키워서 현재는 일러스트레이터, 강사, 디자이너,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 월급에 의존하는 삶에서 벗어나 경제적 독립을 이루기까지 모든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한 <이번 생은 N잡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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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Lee Anna

Photographer Jang Sooin

Designer 213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