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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친절한 가이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운영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하나의 마을 같은 코리빙 하우스, ‘맹그로브’의 CMD팀(Community Development, 이하 ‘커뮤니티 팀’)의 팀원들은 이를 위한 규칙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을 한다.

직업
커뮤니티 매니저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많이 떠올린 질문
Q.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태나라 입주와 운영 방침 안내 같은 입주민을 위한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로그램 기획, 공간 가이드 라인과 운영 방침 마련, 콘텐츠 제작 등 공간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겸한다. 신생 직군이라 아직 업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

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강현지 이성과 감성의 밸런스. 입주민에게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을 기획, 관리할 때는 공통된 원칙과 규칙을 세우고 이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맹그로브 커뮤니티팀 맹그로브 커뮤니티팀

우리는 친절한 안내자

커뮤니티를 중심에 둔 브랜드가 많아지며,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군이 새롭게 출현했습니다. 어떻게 커뮤니티 매니저가 되었나요?
태나라 국내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PR, 온·오프라인 마케팅, 위기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한 후 관광청, 사내벤처 창업 등을 맡았는데, 문득 앞으로 무엇에 가치를 두고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어요. 저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함께 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더라고요. 때마침 위워크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로 일할 기회가 생겨 3년 동안 근무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맹그로브 커뮤니티 팀에 팀장으로 합류했습니다.
김은혜 2년 동안 외국계 항공사 승무원으로 근무하며 서비스 마인드와 하스피탤러티(고객 접대)를 배웠어요. 하지만 외국에서 근무해야 하는 환경이 힘들어 일을 그만두고 1년 반 동안 외국계 광고 회사를 다니며 진로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때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군을 알게 되었고, 이제까지 제가 해온 업무를 살리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김예은 맹그로브 커뮤니티 팀이 저의 첫 직장이에요. 저는 항상 모두가 다 아는 일 말고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떤 일인지 물어보면 한 시간 정도는 공들여 설명해야 하는 직업 같은 거요. 커뮤니티 매니저는 딱 그에 부합하는 일이었어요.
강현지 저도 맹그로브가 첫 직장이에요. 사람과 음식에 관심이 많아 대학에서 하스피탤러티 경영과 조리를 공부했어요. 공부를 하다 보니 음식부터 더 넓게는 주거, 문화 등을 매개로 사람들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걸 깨달았죠. 이를 살려 맹그로브에서 입주민을 위한 소셜 클럽을 기획, 운영하고 있습니다.

맹그로브에는 지점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커뮤니티 매니저가 있어요. 네 분은 본사에서 근무 중인데요. 하는 일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강현지 현장에 있는 커뮤니티 매니저는 각 지점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운영 기획부터 매뉴얼 정리, 공용 공간 관리, 입주민과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역할을 해요. 본사에 근무하는 커뮤니티 매니저는 맹그로브 안에서 입주민들이 유의미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고, 제휴사와 협업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고객에게 제공해요.
김예은 두 팀의 업무는 다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같아요. 입주민 모두가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코리빙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이를 위해서는 현장과 본사의 커뮤니티 팀 간 협업이 잘 이루어져야 해요.

건강한 성장을 위한 커뮤니티

다른 브랜드의 커뮤니티 매니저도 비슷한 업무를 하나요?
태나라 업종과 브랜드의 지향점에 따라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이 달라져요. 이전 근무지였던 공유 오피스의 경우에는 원활한 업무를 돕기 위해 커뮤니티 매니저와 멤버가 친밀하게 지내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반면에 맹그로브는 주거 기반의 커뮤니티로 거리감을 설정하는 부분에 있어 더욱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사람들이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죠. 같은 코리빙 하우스 브랜드지만 커뮤니티 팀이 없을 수도 있고, 커뮤니티 매니저가 있더라도 커뮤니티 프로그램보다 시설 운영 쪽에 집중하기도 합니다.

맹그로브는 입주민을 위한 소셜 클럽과 커뮤니티 시설에 힘쓰고 있어요. 이유가 뭔가요?
태나라 맹그로브는 청년 주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코리빙 비즈니스를 시작했어요. 입주민들의 기본적인 의식주는 물론이고 이들이 이 안에서 살며 자기다움을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때 커뮤니티 경험은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커뮤니티가 어떠한 방식으로 성장에 도움이 될까요?
김은혜 미국 심리학자 매슬로가 주장한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을 보면 그중 3단계가 소속과 애정의 욕구예요. 커뮤니티는 이를 실현해 주는 수단인 셈이죠.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진 다음에야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여유를 가지고 혼자 살아가는 법도 터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나라 커뮤니티의 어원은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뜻인 ‘communis’에서 왔어요. 시간을 나눈다는 일차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그 안의 행복, 기쁨, 응원, 위로 등 다양한 감정을 나눈다는 의미도 있어요. 이런 경험을 쌓은 사람들은 누군가와 무엇이든 나누며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이 된다고 믿어요.

운영한 프로그램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김예은 현재 진행 중인 ‘칠조칠견일’이요. 이름 그대로 7일 동안 매일 아침에 해를 보는 프로그램인데 온라인으로 운영 중이에요. 매일 새벽 5시 30분에 줌으로 만나 각자 할 일을 하는데,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느슨한 연결이 좋아요.
강현지 최근에 ‘아침(Achim) 매거진 읽기’를 진행했어요. 4~5명 정도의 멤버들과 함께 토요일 아침에 모여 앉아 매거진을 읽고 시리얼을 먹었는데, '포근하고 편안한 모닝 루틴'이라는 피드백을 들었죠.
김은혜 맹그로브 신설점에서 과일 나눔을 했던 일이 기억에 남아요. 익명으로 키친에 과일 바구니를 올려 두었더니, 과일을 가져간 후 감사의 뜻으로 입주민분들이 쪽지와 다양한 물건을 남겼더라고요. 나눔이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고 맹그로브가 다정하고 건강한 마을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함께 나누는 사람들함께 나누는 사람들

함께 나누는 사람들함께 나누는 사람들

섬세한 마음과 냉철한 머리

커뮤니티 매니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할까요?
태나라 보통 커뮤니티 매니저라고 하면 서비스업의 일종이어서 감성적인 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업무는 기획과 운영 쪽이 더 많은 편이에요. 친절한 태도와 이성적인 판단력을 모두 갖춰야 해요.
김예은 공부하는 자세와 주도적인 태도도 중요해요. 정해진 매뉴얼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스스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며 업무의 폭을 넓혀가야 하거든요. 그래서 맹그로브 커뮤니티 팀은 매주 ‘스텝 업 클럽(Step up club)’이란 스터디 시간을 갖고 있어요.

좋은 커뮤니티는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나요?
태나라 건강하고 안전한 커뮤니티죠. 멤버들이 집단 안에 있을 때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도록 하려면 커뮤니티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이 필요하고, 모든 멤버가 이 규칙을 책임감 있게 지켜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현지 개인적으로 인(in)과 아웃(out)이 자유로운 커뮤니티를 선호해요. 함께 있고 싶을 땐 함께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땐 혼자 있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두가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겠죠.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태나라 저희 커뮤니티 팀이 기획한 프로그램이 ‘맹그로브에서 살고 싶은 이유'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면서 성장할 수 있는 지원을 할 수 있는 팀장이 되고 싶어요. 맹그로브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개성을 유지하며 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것처럼요.
김은혜 커뮤니티 기획에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기획 의도가 모든 멤버에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면서 각자의 개성, 관심사, 라이프스타일을 충분히 이해하고 수용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려고 합니다.
김예은 좋은 감정이 들어도 이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게 많잖아요. 커뮤니티 매니저는 이 이유를 섬세하게 파악해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좋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꾸준히 공부하고 파악하며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강현지 24명의 입주민이 살았던 맹그로브 숭인점을 시작으로 신설점, 동대문점 등이 생기며 규모가 10배로 커졌어요. 그만큼 저 역시 한 단계 더 성장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섬세하면서도 넓은 시야를 가지고 기획과 운영을 하는 커뮤니티 매니저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습니다.

Editor Kwon Areum

Photographer Lee Ju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