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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제가 취재하면서 만난 공간이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공간 이야기를 종종 전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공간은 최근 방문한 이솝 도산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이상하게 어린 시절 할머니 집이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매장을 채운 오래된 벽시계와 달력, 나무 테이블과 유리 장식장, 사람들이 둘러앉을 수 있는 평상 같은 요소 때문인 듯해요. 새롭게 문을 연 브랜드 매장인데도, 오래전부터 누군가 생활해온 집처럼 느껴지기도 했답니다.

이솝은 어느 도시에 가도 같은 모습의 매장을 반복하기보다, 매장이 들어서는 지역과 건물의 특성을 공간에 녹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죠. 주변 거리의 분위기와 기존 건물의 흔적을 살피고, 때로는 현지 건축가나 디자이너와 협업해 그 장소에 어울리는 매장을 만들어요. 이솝 역시 매장이 지역과 동떨어진 공간이 아니라, 거리의 한 구성원처럼 자연스럽게 자리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고 해당 국가의 전통문양이나 상징물을 그대로 가져오는 방식은 아닙니다. 그 지역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재료와 풍경을 익숙하게 느끼는지 살펴본 뒤 이를 이솝만의 언어로 다시 해석하는 편에 가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