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LINE]
[00:00-00:53] 어쩌다 보니 양조사
[00:54-01:31] 인생 문장을 만난 순간
[01:32-02:13] 사랑과 용기 전파하기
[02:14-02:36] 나의 성장은 기분 좋게 하는 것
내가 걷는 길의 종착지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연히 들어선 샛길이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주류 회사 이쁜꽃의 대표 양유미도 처음부터 양조사의 꿈을 품은 것은 아니었다. 시작은 단순히 양조하는 친구의 홍보를 돕는 일이었다. 처참하리만큼 저조한 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브랜딩과 영업 활동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자연스레 팀에 합류했고 어깨너머로 양조술도 익혔다. “맛의 기준점을 잡고 조금씩 맞춰나가는 것은 제가 잘하는 일이었어요.” 얼떨결에 접한 양조의 세계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한 양유미. 그런 그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건 일에 대한 소명 의식이었다.
“양조가 고강도의 노동인 데다 주류를 영업하는 일도 쉽지 않아서,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지?’라는 질문의 답을 계속 찾아야만 했어요. ‘지금 순간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해주는 술을 만들자’는 것이 스스로 구한 답이었죠.”
그가 친구들과 함께 처음 빚은 꿀술은 빠르게 입소문을 탔고, 믿기 힘들 정도로 유명해졌다. 미쉐린 레스토랑의 식전주에 선정되었으며, 전통주 시장에 새로운 기류를 불러일으켰다. 팀에서 독립해 자신만의 회사 이쁜꽃을 차리자 그의 색은 더욱 또렷해졌다. 다름 아닌 ‘사랑과 용기’라는 이름 아래서.
이쁜꽃은 맥주, 소주, 약주, 막걸리, 논알코올 리큐르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그중 이쁜꽃의 정체성을 확립한 술은 ‘사랑과 용기’ 막걸리다. 이 보편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이름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영감은 예기치 못한 그물에서 걸려들었다. 3년 전, ‘노노카’라는 동요 부르는 일본 아이가 SNS에서 한창 인기를 끌 때였다.
“노노카가 동요 대회에서 은상을 받았기에 금상이 궁금해져서 찾아봤어요. 금상을 받은 노래의 가사가 ‘사랑과 용기만 있다면 우리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그 자리에서 바로 ‘이거다, 언젠가 이 이름으로 술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품을 출시하고 노래를 다시 들어보니 완전히 다른 가사였죠. 듣고 싶은 대로 들었던 거예요. 당시 매 순간 저에게 필요한 게 사랑과 용기였거든요.”
‘사랑과 용기’란 키워드를 접한 순간 마음속에 열망이 솟구친 양유미는 이를 다른 형태로도 확장해 나갔다. 꼭 술이 아니어도 상관없었다. ‘화요독서모임’, ‘목요컬처클럽’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소개팅 ‘사랑할 용기’를 주최하는가 하면, 커피 브랜드 ‘스테이로스트’와 협업해 드립백 제품 ‘길을 잃을 사랑과 용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술 없는 주류 회사’가 지속될 수 있었던 건 그를 관통하는 문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주변의 여러 소리와 글 중에서 마음에 남는 것들이 생긴다면 그 단어들을 마음속에서 계속 굴려보고 느껴보세요. 자연스럽게 나를 표현하는 단어와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사랑과 용기’라는 뿌리에서 가지를 뻗어 어여쁜 꽃을 피워 나가는 그의 모습처럼, 나만의 문장을 일과 삶의 이정표로 세우는 것은 어떨까. 분명한 길잡이를 보고 걷는다면 좁고 험한 길도 그리 두렵지 않을 테니. 그와 함께 만든 이번 툴키트는 나의 가치를 담은 단어나 문장을 발견하는 여정을 안내한다. 준비물은 시간과 솔직함, 두 가지. 내 마음속으로 깊이 뛰어들 준비가 되었다면 바로 지금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