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제페토 크리에이터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많이 떠올린 질문
Q. 남들보다 잘할 수 있을까?
제페토 크리에이터 이전의 직업은 인형 리페인터였다. 리페인팅은 미적 감각과 섬세함이 필수적인 작업인데, 이 일도 마찬가지였다. 3D 모델링 툴을 활용해 인형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재봉틀로 손수 인형 옷을 만든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분명히 강점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경험을 바탕으로 남들보다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제페토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일단 시작하는 것.
제페토도 알겠고, 크리에이터도 알겠어요. 그런데 그 둘을 합치면 좀 낯설어요. 제페토 크리에이터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아시다시피 제페토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일종이에요. 제페토 크리에이터는 그곳을 무대로 다양한 콘텐츠를 창작하는 사람을 의미하죠. 단순히 아바타가 착용하는 아이템을 만들고 판매하는 일만 하는 줄로 알고 있는 분이 많은데요. 사실 훨씬 더 다양한 영역이 존재해요. 대표적으로는 ‘월드’라고 해서 게임 속 맵 같은 걸 만드는 분들이 있고, 자신의 제페토 아바타를 활용해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서 유튜버나 인플루언서처럼 활동하는 분들도 있어요. 리터칭이나 캐릭터 커스텀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분들도 있죠. 물론 대개는 여러 영역의 일을 두루 겸하는 분들이 많아요. 저 또한 마찬가지예요. 주로 모델링을 하면서 아이템을 만드는 일 외에 외부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제페토를 알리는 일을 하는 것도 제페토 크리에이터의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페토를 알린다고요? 어떻게요?
제페토 크리에이터로 일하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운영해 온 유튜브 채널이 있어요. 제가 제페토 크리에이터가 된 것도 실은 다 유튜브 덕분인데요. 원래 공식 크리에이터가 되려면 제페토 측의 승인이 있어야 해요. 제페토 이외의 SNS 계정에서 1천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게 승인 조건이죠. 그런데 저는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승인을 받았어요. 제페토 크리에이터로 전직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어느 영상 덕분이었죠. 아마 제가 입문자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신 모양이에요. 어떻게 보면 얼떨결에 제페토 크리에이터가 된 거지만, 그 일을 계기로 더 열심히 활동을 하게 됐어요.
승인 과정이 흥미롭네요. 새로운 직업으로 제페토 크리에이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전 직업은 인형 리페인터였어요. 인형 리페인터가 되기 전부터 3D 모델링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제페토 크리에이터가 된다면 3D 작업을 본격적으로 해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인형 리페인터를 그만두기로 결심했을 때 마침 메타버스 열풍이 불기도 했고요. 전망도 좋다고 하고, 내가 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선택했죠.
인형 리페인터라는 이력도 독특한데요?
인형의 원래 얼굴을 지우고 새로운 얼굴과 메이크업을 그려 넣는 작업을 리페인팅이라고 해요. 구체 관절 인형처럼 누드 상태로 나온 인형에 그림을 그리는 건 페이스 업이라고 하는데, 보통은 알기 쉽게 리페인팅이라는 용어로 통칭하는 편이죠. 저는 인형 리페인터로 일하면서 의뢰를 받고 인형의 얼굴을 그려주거나, 얼굴은 물론이고 의상부터 헤어까지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일을 했어요. 그중에서도 BTS 멤버들 인형 작업을 많이 했고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를 그린 인형인지 알 수 있을 만큼 섬세하네요. 인형 리페인터로서의 능력도 출중한데, 왜 이직을 결심한 거예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우선 몸이 많이 상했어요. 인형 리페인팅을 하는 데 필요한 재료가 시너, 에나멜처럼 몸에 해로운 게 많거든요. 완성된 인형을 받고 좋아하시는 의뢰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낄 때도 많았지만, 그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소모해야 하는 것이 더 많았어요. 건강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고요. 더 많은 사람을 만족시키고 싶다는 생각도 컸어요. 인형 하나를 만들면 단 한 사람만 만족시킬 수 있지만, 제페토 아이템은 하나로 수천, 수만 명을 만족시킬 수 있잖아요. 많은 사람이 산다고 해서 더 많은 비용이 지출되는 것도 아니고요. 제페토 크리에이터로 일하려면 컴퓨터 하나만 있으면 되죠. 여러모로 이쪽 일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