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 시기
2019년, 지금의 한옥 사무실에 입주하며 구입했다. 작업대나 식탁은 있었지만 온전히 일만 하는 공간이 되어주는 책상을 구입한 건 처음이다.

책상과의 시간
전가경 하루 종일 앉아 있는다. 건강을 위해서 잠깐씩 일어나야 하지만 쉽지 않다. 한번 일을 시작하면 깊게 몰입하는 편이다. 
정재완 본업이 대학교수이기에 학교에서의 일정이 없을 때만 사월의눈 사무실에 나온다. 작업실 책상에 앉아 있기도 하지만 서재에 있는 큰 테이블을 주로 사용하는 편이다. 

책상 앞 루틴
전가경 한옥의 특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천장 마감을 따로 하지 않았다. 기온에 따라 흙으로 덮인 천장이 팽창하고 수축하며 먼지를 떨구기에 매일 아침마다 책상 청소를 한다.

몰입하는 주제 
텍스트, 이미지, 디자인. 세 가지 요소가 사월의눈에게는 중요한 키워드다.  

성장의 원동력 
일상의 많은 것에서 책을 떠올린다. 특히 영화나 전시를 보면 이걸 지면에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를 먼저 생각한다. 이런 집요함이 책을 꾸준히 펴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 

동대구역에 도착하자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대구 사진 비엔날레’ 포스터가 나부꼈다. 과거 대구는 사진 예술로 유명했다. 진취적인 예술가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이 도시만의 예술 신(scene)을 만들었다. 지역에 자리한 크고 작은 사보 회사들과 사진 전문 인쇄소도 한몫을 했다. 한편, 이 도시엔 새로운 세대의 창작자들도 있다. 그들은 수준급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출판사 ‘사월의눈’도 그중 하나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진과 소설을 엮은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상실에 관한 영화 <희수>를 종이 위에 담아낸 <스틸 컷, 희수>, 1세대 북 디자이너 정병규의 작업을 정리한 <정병규 사진 책> 등 의미 있는 책을 펴내고 있다. “부산 같은 큰 도시에도 없는 인쇄소가 대구에는 아직 남아 있어요. 훌륭한 품질의 인쇄를 하는 곳인데, 서울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책을 만들 수 있죠.” 사월의눈 대표이자 기획자인 전가경과 디자이너 정재완은 대구에 산 지 10년이 넘었다.

“남편인 정재완 씨가 영남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연고도 없는 대구에 이사 왔어요. 서울에서 살 때부터 막연히 출판사를 하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루게 되었어요.” 전가경 대표는 수도권보다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사무실을 구해 본격적인 출판사의 꼴을 갖췄다고 말했다. 사진 위주의 도서를 만들기 위해선 이미지를 넓게 펼쳐 놓고 볼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야 했는데, 대구에서는 원하는 규모의 사무실을 수월하게 구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상가 주택의 1층, 두 번째는 오피스텔을 사무실로 썼는데 우리만의 공간에서 작업을 하고 싶어 단독 주택을 알아보게 되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대봉동의 오래된 한옥을 발견했죠.” 1950년대 지어진 한옥을 건축사무소 오피스아키텍톤의 손을 빌려 개조를 하며 공간을 3곳으로 나눴다. 업무에 집중하는 작업실과 신간을 전시하는 보이드 공간, 외부 행사를 열거나 회의를 진행하곤 하는 서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