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가 되면 12월 31일의 휑한 헬스장 풍경과 1월 1일의 붐비는 헬스장을 비교하는 짤방이 유행이다. 따지고 보면 별다를 것 없는 하루 하루인데, 해가 바뀌는 연말이 되면 마음의 긴장이 풀어지고 1월 1일이 되는 순간 의지가 불끈 샘솟는다. 일출을 보러 새벽부터 산을 오르거나 바다로 떠나 올 한 해 이루고 싶은 일을 기원하는 것, 혹은 고요한 자기만의 방에서 새로운 목표를 적어내려 가는 것은 새해를 맞이하는 전 세계인의 1년 단위 리추얼이 아닐까.
모두들 ‘올해는 영어 정복하고 만다’ ‘운동해서 저질 체력 탈출한다’ ‘1억 모으기 도전한다’ 등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해내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지만, 미국 UCLA 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새해 결심이 성공할 확률은 8%에 불과하다. 자기계발 전문가로 스몰 스텝 전략을 전파한 로버트 마우어는 그의 저서, 〈아주 작은 반복의 힘〉에서 ‘그마저도 자존심 때문에 부풀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다행히도 매번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우리 자신을 자책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있다. 새해 결심이 실패하는 건 부족한 의지 때문일 수도 있지만 사실 변화를 극도로 싫어하는 우리의 뇌 탓이 크기 때문이다. 목표 달성의 비결은 아주 작게 변화를 시도해 보는 것. ‘하루에 1시간씩 운동해야지’가 아니라 ‘하루에 1분만 운동해야지’, ‘건강해져야지’보다는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잔 마셔야지’, ‘글 한 편 써야지’ 대신 ‘하루에 한 문장만 써보자’와 같이 뇌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더 나은 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실천하는 반복하는 하루의 의식. 이것이야말로 일상을 단단하게 만들어 나가는 리추얼의 힘이다.
야심차게 세운 목표가 매번 작심삼일로 흐지부지되어 자책하길 반복했다면 나의 성향에 맞는 리추얼과 루틴을 만들어보자. 무기력한 일상을 빛나게 해주고 해내고 싶은 일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작심삼일이 됐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 시작하기 가장 좋은 날은 바로 ‘오늘’, ‘지금’이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원하는 습관을 만들어줄 방법을 탐색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