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大邱’를 새긴 모자, 영문 ‘DAEGU’가 적힌 티셔츠 등 누가 봐도 ‘대구’ 태생임을 알 수 있는 아이템. 이 모든 것이 이플릭 윤동원 대표의 머릿속에서 시작됐다. 이플릭이 10년의 역사를 쌓아가는 동안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일해 왔지만, 결코 그 여정을 홀로 이룬 것은 아니다. 대구FC를 비롯해 대구 대표 막걸리 ‘불로’, 대구 기반의 스니커즈 브랜드 ‘캐치볼’ 등 로컬 브랜드와 활발히 협업하고, 플리마켓, 파티, 공연, 음감회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기획함으로써 로컬 커뮤니티와 함께 대구만의 독특한 서브 컬처를 만들어왔다. 이러한 성장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애정’이다.
Daily Schedule
윤동원은 이플릭 매장 관리와 운영을 모두 혼자 도맡고 있다.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이어지는 매장 운영 시간 동안 그는 최대한 효율적이고 집중적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이플릭이 스트리트 패션이라는 그의 관심사에서 출발한 만큼, 협업 제안이나 브랜드 입점 여부에 대한 결정 역시 그의 흥미에 달려 있다. 아침에는 휴대폰으로 트렌드를 체크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낮에는 매장을 운영하는 사이사이 손님들과 소통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저녁에는 지인들과 만나 아이디어를 나누고 최신 이슈를 포착한다. 이렇게 하루 종일 관심의 안테나를 활짝 열어둔 그의 일상은 매 순간 새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AM 9:00 l 트렌드 체크!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휴대폰을 확인해요. 약 30분 동안 밤사이 사람들이 어딜 가고 무슨 일을 했는지, 요새 뜨는 트렌드가 무엇인지, 놓친 소식은 없는지 살펴봅니다. 인스타그램에 달린 댓글이나 메시지도 확인하고요. 사람 그리고 세상과 연결된 듯한 기분이 들죠. 그런 후 간단한 아침 식사와 출근 준비를 합니다.”
PM 12:00ㅣ하나부터 열까지 내 손으로
“정오에 매장을 여는데, 출근 직후엔 잠시 멍하니 앉아 있어요. 일종의 시동을 거는 거죠(웃음). 그리고 메일을 확인하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합니다. 제품 오더, 인터뷰나 협업 요청 등 여러 메일에 답변을 보내요. 또 오후 3시 반쯤 택배 기사님이 방문하기 전까지 배송할 제품을 하나하나 포장해야 하는데요. LP 같은 제품은 피자 박스 형태의 포장재를 조립해야 해서 시간이 꽤 걸려요. 이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다 보니 저녁까지 순간순간이 바쁘게 지나갑니다.”
PM 8:00 l 술은 가볍게, 대화는 깊게
“저녁 8시에 매장 문을 닫고 퇴근합니다. 하루가 끝나는 듯하지만, 저에게는 이때부터가 또 다른 하루의 시작이에요. 인맥이 얕고 넓은 편이라, 일주일에 5번 정도 지인들과 술자리를 갖거든요. 사교 모임이기도 하지만, 일과 관련된 대화도 깊게 나누죠. 특히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 요즘 이슈인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의 중심이 되곤 합니다.”
AM 1:00 l 숨겨진 곡을 발견하는 기쁨
“최근 들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루틴이 LP 감상이에요. 턴테이블에 LP를 올려놓고 전곡을 차분히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이전에는 타이틀곡을 주로 들었다면, 요즘은 앨범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하는 재미에 빠졌어요. LP의 매력은 새로운 곡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TIP 이플릭 윤동원 대표가 요즘 즐겨 듣는 LP 음반 3
1 빈지노, <NOWITZKI> 이플릭을 시작하기 전부터 빈지노의 오랜 팬이었다. 이 앨범의 모든 노래와 뮤직비디오가 뛰어나지만, 특히 ‘여행 Again’을 가장 좋아한다. 들을 때마다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벅차오른다.
2 코드쿤스트, <PEOPLE>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거나 일에 지칠 때 자주 꺼내 듣는 앨범이다. 팔로알토와 더 콰이엇이 피처링한 수록곡 ‘PEOPLE’의 가사에 집중해서 들어보기를.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3 슬롬, <WEATHER REPORT> 요 근래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들은 앨범 중에 가장 좋았다. 타이틀곡뿐 아니라 앨범 전체가 지닌 매력이 굉장하다. 앨범 소개글을 읽으면서 들으면 곡마다 담긴 이야기와 감정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 윤동원 대표가 대구의 스트리트 패션 문화를 이끈 비결이 궁금하다면? 기사 보러 가기(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