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책상의 시간
‘책상의시간’은 책상 앞에서 저마다의 가능성을 꿈꾸는 이들의 ‘시작’과 ‘지속’을 조명합니다. 책상 앞에서 쌓인 시간의 이야기로 영감과 용기를 전할게요.
모든 시작은 작고 조용하다. 너무도 사소해서, 아직은 미완성이라서, 시작의 문턱 앞에서는 설렘과 함께 어김없이 불안도 찾아온다. 그리고 오랜 시간 한 분야에 몸담을수록, 그 두려움은 더 짙어지기도 한다.
10년 넘게 시인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해 온 이훤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새로운 언어를 찾아 나선다. 번역가, 작사가, 연극배우 – 그가 용기 내어 나아간 길 위에서 얻게 된 그의 또 다른 이름들이다. 그는 말한다. 책상 앞에서 새겨온 시간들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어쩌면 책상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미래의 나를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오늘도 그는 변함없이 책상 앞에 앉는다. 아직 꽃 피지 않은 또 한 송이의 내일을 그리며 오늘이라는 시간을 묵묵히 책상에 새겨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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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 작가님과 결혼하신지 2년 정도가 되셨죠. 신혼 생활은 어떠신가요? 결혼 전과 후, 책상 앞 작가님의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시작’이라는 키워드에 잘 어울리는 질문이에요. 모든 시작이 눈에 띄는 변화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슬아와 살며 생긴 가장 큰 변화는 함께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점이에요. 어딘가로 데이트를 나가지 않아도 책상 앞에 앉아 나누는 대화들이 정말 많아요. 작업과 관련된 대화들도 나누지만 평소 생활 대화도 많이 나눠요.
책상 앞에서의 대화가 일상이라니, 작가 부부다운 로맨틱한 장면이에요.
인생의 동반자로, 동료로 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며 일을 한다는 사실이 너무 좋죠. 어떤 순간에는 혼자 작업하다 보면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를 때가 있는데 제가 신뢰하는 동료가 언제나 옆에 있다는 점이 안심이 돼요.
사랑하는 사람이자 신뢰하는 동료. 참 멋지고 부러운 관계네요.
슬아는 제게 신뢰할 수 있는 두 번째 눈이 되어줘요. 저희는 초고를 쓰면 꼭 읽어주며 서로의 1차 독자가 되어주는데요. 슬아가 뛰어난 산문가이기 때문에 작업할 때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고, 슬아도 제 작업에 영향을 받는다 말해주니 참 감사해요.
지금 이슬아 작가님의 <가녀장의 시대> 번역도 함께 하고 계시잖아요. 원래도 번역 작업을 해오셨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작품을 번역한다는 건 또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은데요.
탁월하게 해내고 싶은 마음과 내가 이걸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동시에 있었어요. 그동안 전시, 동화책, 시를 번역하는 작업은 해봤었는데 장편 소설은 처음이거든요. 분량이나 호흡이 굉장히 길기 때문에 걱정을 했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소설이기 때문에 잘못 옮기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됐었죠.
처음 해보는 일인데, 너무 소중한 작품이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소설로 완성되기 전부터 이 작업에 대해 같이 이야기를 많이 나눴었기 때문에 의도를 잘 구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옮겨 보니 생각보다 원작이 가진 고유한 질감이나 무늬와 호흡을 구현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워 그 부분에 집중을 하면서 일단 초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직접적인 번역은 원작을 전혀 다른 소설로 만들잖아요. 영문에만 치우친 번역은 작가의 문체를 잃어버리기 쉽고요. 한글을 타국어로 옮기는 일이라 신중해져요.
한편 누구나 세계 문학을 읽다 ‘번역체’ 앞에서 어색해본 경험이 있잖아요. 매끈하게 일대일로 옮겨지지 않는 게 언어의 성질이기 때문일 텐데요. 서구 독자들도 그런 경험을 했으면 해요. 생소해서 멈추는 경험이요. 텍스트와 자기 자신을 동시에 의심하게 되는 순간 있잖아요. 필요하고, 귀중하다 생각해요. 고민 중이에요. 어디서 고집을 부려야 할지, 어느 구간에서 한국의 사회문화적인 맥락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어디서 진입이 쉬운 의역을 배치할지를요. 더디게 작업하고 있어요.
그럼 번역된 책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나요?
영국과 미국에서 내년 출간이 목표인데 그렇게 하려면 제가 부지런히 작업해야죠.(웃음)
최근 작업 방식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신 것 같더라고요. 뮤지션 김사월 님과 공저한 책 <고상하게 천박하게>가 출간됐죠. 주로 혼자 작업해오셨었는데 처음으로 협업을 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끝내주는 인생>을 만들 땐 슬아는 글로, 저는 사진으로 참여했었는데 이렇게 공동 저자로 책을 만든 건 처음이에요. 두 사람이 함께 책을 쓸 때엔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간 공동 저자로 주신 제안들을 정중히 고사했었는데요. 이번에 열린책들에서 ‘둘이서’ 시리즈로 제안을 주셨을 때는 좀 달랐어요. 둘이 하나의 책을 만들며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을 거라며 소개해 주셨는데 그때 제가 너무 혼자 작업을 해왔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협업을 해보고 싶은 이유를 찾으신 거군요.
네, 그때 딱 사월이가 생각났어요. 당시에 제가 사월이의 블로그를 애독하고 있었거든요. 함께 서간집을 써보자고 연락을 했죠. 서간집이라는 장르는 편지 바깥에 있는 독자들을 배제하기 쉽기 때문에 무대에 자주 서는 창작자, 글을 잘 쓰고 독자를 의식하며 발화할 수 있는 사람을 생각했는데 사월이가 딱 적합한 파트너였어요.
일 년간 편지로 삶과 글을 나누며 서로 영향을 진하게 받으셨을 거 같은데 어떠셨어요?
편지라는 게 수신인이 명확하잖아요. 그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좀 더 용감하게 끄집어내게 되는 이야기들이 있더라고요. 평소에 혼자 쓰던 책들보다 내밀한 이야기를 더 많이 꺼내놓게 됐어요. 한편 저희에게만 중요한 이야기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편지를 주고받기 전에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둘이 주고받는 편지지만 어쨌든 이 지면이 무대라는 것을 잊지 말자고요.
편지이지만 이 지면이 무대라는 걸 잊지 말자. 그런 고민이 있으셨는지 몰랐어요.
쓰는 사람들만 즐거우면 독자들이 소외되니까요. 그럼에도 쓰면서 정말 좋았어요. 저는 그간 내면으로 들어가 외면으로 향하는 글쓰기를 해왔는데 사월이는 본질로 돌진해 핵심을 짚는 말하기를 하는 사람이더라고요. 작가로서 닮고 싶은 부분들을 많이 발견했고, 한 권의 책을 만들면서 동료한테 계속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저에겐 새로운 감각이었어요.
여러모로 좋은 작업이었네요. 처음 시도해 보는 거였는데.
그래서 저희끼리 그런 이야기도 했어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면 우리 10년 후에 다시 한번 서간집을 내보자고요.(웃음)
10년 뒤, 두 분의 서간집 미리 예약해 둬야겠는데요.(웃음)
기존에 해오시던 일들, 새롭게 시작한 일들로 올해 많이 바쁘시겠어요.
그러게요. 올해 제가 처음으로 연극 작업도 하게 되어서 바쁘게 한 해가 지나갈 거 같아요.
연극이요?
네, 스무 편 넘는 아름다운 연극을 만들고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받으신 이래은 연출가 님께서 배우로 캐스팅 제의를 주셔서 감사하게도 연극을 하게 됐어요.
배우로 연기에 도전하시는 거군요. 생각지 못한 소식이라 깜짝 놀랐어요! 계속 이렇게 새로운 시작에 도전하는 원동력이 있으실까요?
하나의 장르 안에서 오래 작업을 하다 보면 계속 다른 형태의 언어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제가 시인이면서 사진가로 활동을 한 지 이제 십년 정도 됐는데 계속 목소리를 내고 싶은 방식이 달라지는 거예요. 시와 사진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되는 기회들 중에 내 작업에 도움이 되고 나를 더 넓혀줄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되면 겸허한 마음으로 해보기로 하는 편이에요.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하다 보면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을 하는 일이 훨씬 더 어려워지는 것 같은데 혹시 시작 앞에서 두려움을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해소하는 편이세요?
일단은 처음 무언가를 해보는 사람이 당연히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전제를 가지고 시작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완성된 결과를 한 번에 보여주는 건 어렵다고 생각하면 조금 몸이 가벼워져요. 아마 실제로 미흡할 거예요. 누군가 오래 쌓은 시간을 단번에 도달할 수 없으니까 많이 보고 묻고 들으며 부지런히 배우려 해요. 실패로 이어져도 좋으니 자주 시도해요.
그렇죠. 처음이니 미흡한 게 당연한데 그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참 어려워요.
저도 제 안에 있는 강박적인 부분을 많이 버리려고 노력해요. 조금씩, 작은 보폭으로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사방으로 몸이 늘어나 있더라고요. 대각선에 있는 것도 보이고 담벼락 뒤에 있었던 것도 보이면서요. 그런 확장을 앞으로도 계속하며 살 것 같아요. 사선으로 이동할 땐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힘을 뺀 채로 나아가려고 해요.
빈 백지 앞에서 저는 늘 멍한 상태가 되곤 하는데, 작가님은 빈 백지 앞에서도 막힘이 없어 보여요.
그렇지 않아요. 저 또한 어떤 날은 너무 백지라 뛰쳐나와야 돼요. 예전에는 뭐라도 쓰자는 주의였는데 요새는 그런 상태로 두세 시간 이상 지나면 일단 다른 일을 해요. 그러면 조금 낫더라고요. 그리고 몸이 너무 피곤하면 좋은 걸 만들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밤에 일찍 잠에 들어요.
출판사 난다와 작업한 이번 책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는 3년 전부터 하려던 작업을 전부 엎고 새로 쓰셨다고 들었어요. 또다시 빈 백지를 마주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요.
당시에 엮은 원고가 좋은지 판단을 할 수 없을 만큼 퇴고를 많이 했었는데요. 잠시 환기를 시킨 뒤 다시 보니 산문가로서 내가 아직 미흡하다는 판단이 들어 작업을 멈추기로 어렵게 결정을 내렸어요. 목소리를 내기 위해 그냥 책을 내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때 김민정 시인이 편집장님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제 결정을 존중해 주셨어요.
시간이 빚어낸 원고들이었을 텐데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결정을 내리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원고를 엎고 난 뒤로 삼 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 드디어 올해 책을 출간하게 되었네요. 그간 세 권의 산문집을 내면서 스스로 계속 연마해나가는 시간을 보냈어요. 여전히 미족한 데가 있지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생각해요.
19살에 처음 미국으로 떠났다가 한국에 정착을 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으신 걸로 알고 있어요. 17년 전 학생 이훤은 책상 앞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궁금하네요.
그땐 제가 작가가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시와 사진이 제 삶에 이렇게 중요한 일부가 될 줄 몰랐고, 그러고 싶은 바람도 없었는데 책상 앞에서 보내는 시간만큼은 정말 많았어요.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영어를 전혀 구사할 줄 몰랐거든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내게 되니까 말하는 대신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찍은 사진들을 컴퓨터에 저장하고, 싸이월드 빈 페이지에 제가 쓴 일기나 단상들을 사진이랑 같이 배열해 보며 하루 일고여덟 시간을 보냈던 거 같아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는데.
재밌었나 봐요.
그랬나 봐요. 그때는 그냥 할 게 없어서 제가 하고 있는 줄 알았어요. 돌이켜보니 그때부터 이미지와 텍스트에 반응하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냥 웹으로 책 혹은 진을 만들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우리는 한치 앞도 모르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책상 앞에 앉아 보낸 시간이 쌓여서 자꾸 날 어디로 데려다주는 것 같고요. 어쩌면 책상은 미래에 우리가 가 있을 곳을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요.
정말요. 책상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책상에서 보낸 시간, 책상에서 만난 사람과 이야기, 이런 것들이 언젠가는 어떤 식으로든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책상은 좋은 걸 써야 되는 것 같아요. 크거나 비싸지 않아도 내가 언제든 돌아오고 싶은, 그런 공간이어야 하는 거죠.
미국에서 이방인으로 생활하던 19살 학생 이훤이 아니라 한국에 새롭게 정착하게 된 지금의 이훤은 책상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미국에서 생활한 10년 동안 시와 사진으로 ‘단절감’ ‘부재감’ ‘소외감’ 같은 화두들을 탐구해왔어요. 그런데 한국에 생활하는 사람으로 머물기 시작하며 정말 신기하게도 오랫동안 탐구했던 키워드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연결’이라는 키워드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더라고요.
한국에서의 삶이 시작되며 새로운 키워드를 발견하셨네요. 그럼 앞으로 이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 구상 중인 것도 있으세요?
네 이런저런 계획들이 있는데요. 하나는 출판사 ‘이야기장수’랑 비행기와 공항에 대한 사진 산문집을 만들고 있고요. 또 다른 하나는 한국에서 첫 사진전을 열게 될 것 같아요. 미국에서 스무 차례 넘게 사진 전시를 했는데요. 사진을 주로 평면적으로 발표했어요. 어느 순간 그게 지루해져서 액자 바깥으로 이미지를 꺼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반복을 멈추고 다르게 말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리자고 생각했는데요. 김미연 기획자 님이 제안을 주셔서, 연말에 김보민 작가와 2인전을 가질 예정이에요. 저에게 익숙한 언어를 새 형태로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 같아요. 세 사람이 일상에서 쌓는 시간을 매일 주고받으며 작업하기 시작했어요.
이번에도 2인 전이네요. 혹시 ‘연결’이라는 키워드와 연결되는 걸까요?
조금씩 더 열리고 있나 봐요. 협업이 어려운 점도 많잖아요. 둘이 함께한다고 늘 더 좋은 결과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혼자 작업하는 게 편하고 익숙하지만, 이번 서간집 작업도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다른 창작자와 영향을 주고받는 시간이 풍요롭더라고요. 평소보다 더 용감해지기도 하고요. 다른 매개를 다뤄온 사람들, 나와 다른 언어를 벼려온 동료들과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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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내어 새롭게 나아간 길 위에서 이훤 작가는 ‘함께하는 동료’라는 또 한 송이의 꽃을 피워냈다. 매일 책상 앞에서 써 내려간 수많은 오늘들, 불완전해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나만의 보폭으로 걸어온 시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실이었다.
한때는 세상과 단절된 채 모니터를 마주하던 책상 앞에 이제는 손을 맞잡은 동료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책상 앞에 ‘함께’ 둘러앉아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 나가게 될까. 그렇게 새겨진 오늘은 이제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닌 곁에 있는 모두의 내일을 꽃피우는 시작이 될 것이다.
✱이훤 작가 님의 인터뷰 영상으로 보기
𝗖𝗮𝘀𝘁 Lee Hwon
𝗘𝗱𝗶𝘁 Yesi Choi
𝗣𝗵𝗼𝘁𝗼 Choemore
𝗩𝗶𝗱𝗲𝗼 & 𝗘𝗱𝗶𝘁 Dayeoun Lee
𝗛𝗮𝗻𝗱𝘄𝗿𝗶𝘁𝗶𝗻𝗴 Hyeyoon Chung
𝗠𝗼𝘁𝗶𝗼𝗻 𝗚𝗿𝗮𝗽𝗵𝗶𝗰 Jieun Lee
𝗗𝗲𝘀𝗶𝗴𝗻 Jaehyung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