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일
10년째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다.
서핑을 접하게 된 계기
8년 전, 잡지에서 서핑에 대한 기사를 보게 됐다. 이국적인 서핑 숍과 아름다운 파도 사진을 보면서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강원도 양양으로 향했다. 그런데 때마침 태풍이 오던 중이어서, 첫 서핑에 대한 기억은 굉장히 무서운 인상으로 남아 있다. 1년 뒤 그 기억을 잊고 다시 바다로 나갔을 때는 모든 게 완벽했고, 작은 파도를 타면서 일어섰을 때 엄청난 희열감을 느꼈다. 그 이후로 서핑을 지속해 오고 있다.
주로 어디서 서핑을 하나
여름에는 남쪽에서 파도가 올라오기 때문에 제주나 부산에서 서핑을 하고, 가을과 겨울에는 북쪽에서 파도가 올라오므로 양양을 주로 찾는다. 일이 많을 때는 실내 서핑이 가능한 ‘웨이브파크’를 가는 편인데, 고향도 제주이고 서핑을 함께하는 크루들이 제주에 있기 때문에 제주의 중문해수욕장에서 서핑하는 것이 가장 마음이 편하다.
함께 서핑하는 크루가 있다고?
‘팹블루스’는 내가 몸담고 있는 서핑 크루 이름으로, 그들과 함께 ‘쏠티브리즈’라는 카페 공간을 만들었다. 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멤버들은 육지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오직 서핑을 위해 제주로 내려왔는데, 어디든 힘든 일은 있기 마련이지 않나. 그런 순간마저도 파도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겨내자는 포부를 담고 있다.
일과 서핑의 상호 작용
광고 회사가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일만 가득한 곳은 아니다.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논리적으로 접근해야 하므로 일할 때는 최대한 꼼꼼히 보려고 애쓴다. 그러나 바다에서는 파도를 놓쳐도 괜찮고, 넘어져도 괜찮다. 서핑 덕분에 더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게 됐고, 선과 틀을 넘어선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됐다. 일하며 배운 아이데이션 방법 등이 서핑 콘텐츠를 만들 때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일과 서핑이 서로를 지지하며 나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 같다.
서핑하며 달라진 마음가짐
파도는 모양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파도가 다가왔을 때 최선을 다해 잡아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파도를 잘 탈 순 없지 않나. 파도를 놓쳤다고 과하게 속상해할 필요는 없다. 바다에서도 삶에서도 최선을 다하되 포기하고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취미를 가질 때 기억해야 할 것
취미에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끔 시간이 날 때 하는 것을 취미라고 한다면 그것은 나의 인생을 바꾸는 사건이 절대로 될 수 없다. 힘들어도 취미가 일어나는 곳으로 나를 자꾸 보낸다면 그곳에서 결국 재미든 의미든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당신의 주말 라이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서퍼들은 그날 파도에서 가장 아름답고 즐겁게 탔던 파도를 ‘오늘의 파도’라고 부른다. 일주일 중 내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서핑의 시간, 아름다운 주말 라이프를 ‘오늘의 파도’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