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라이프 코치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많이 떠올린 질문
Q. 내 삶이 끝나는 순간 후회 없이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오랫동안 나와의 대화를 하며 답을 찾았다. 지금 선택한 길에 만족한다.
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코칭의 인간관과 철학을 늘 되새긴다. ‘사람은 저마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몸과 마음이 연결된 전인적인 존재이며, 고쳐 써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온전한 사람이라는 것’을.
라이프 코칭이란 말을 처음 들어요. 얼핏 심리 상담과 비슷할 듯한데, 어떤 것인가요?
심리 치료, 멘토링, 컨설팅 등등 라이프 코칭과 유사한 분야가 많아요. 코칭의 제일 큰 차이점은 문제의 해답이 고객 안에 있다고 믿는 거예요. 라이프 코치란 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고 거기에 대해 질문도 던지고 하면서 상대방이 스스로 고민했던 것에 대한 해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입니다.
라이프 코칭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고객이 의뢰를 하면 코치가 코칭 프로그램에 대해 안내하고 계약을 하게 됩니다. 세션을 전화로 가질 건지, 대면으로 가질 건지, 세션의 주기는 어느 정도로 할 건지, 전체 세션 횟수는 얼마나 할 건지 등을 정하죠. 그리고 코칭을 통해 어떤 주제로 대화 나누고 싶고 어떤 변화를 이루고 싶은지 코치와 합의해요. 코치가 고객의 삶의 변화를 위한 파트너가 되는 거죠. 세션마다 고객이 어떤 깨달음을 얻으면 그것에 관해 실행을 해보고, 그다음 세션에서 실천하면서 뭘 깨달았는지 이야기해요.
프로그램 중에 ‘자기 변형 게임’이 눈에 띄어요.
애벌레가 나비가 되듯 사람이 변하는 과정을 돕는 게임이에요. 자기 스스로 원하는 주제를 설정하고 삶의 길처럼 보드게임 위를 지나가요. 그 중간중간 지나는 칸을 보면 심벌들이 있는데, 가이드 역할을 해요. 이것을 하라, 저것을 하라 주문을 하죠. 카드를 뽑아 거기 적힌 문장을 읽기도 하고, 그림을 보기도 하고, 어떤 액션을 하기도 하면서 마치 삶의 축소판처럼 게임이 벌어져요.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삶에 대한 통찰이 일어나도록 구성했어요. 예를 들어 ‘여유롭게 살고 싶다’를 주제로 게임을 시작했는데, 그렇게 쫓기면서 사는 이유를 파고들다 보면 내가 나를 믿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있어요. 사실은 내 삶이 쫓기고 무거운 게 문제가 아닌 거죠.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 포커스를 맞추면 삶의 어느 부분에서는 변화가 일어나겠죠.
주로 어떤 사람들이 라이프 코칭을 찾나요?
내 고민에 스스로 해답을 찾고 싶은 사람, 그런데 혼자서는 잘 안되는 사람들이 찾아와요. 궁극적으로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고, 실제로 그 목표를 위해 어떤 실천도 해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코칭을 많이 선택한다고 봐요.
어떤 계기로 라이프 코치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나요?
10대까지만 해도 그냥 정신없이 주어지는 대로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20대가 되고 사회에 나와서 자기 자신에 대해 진짜로 보게 됐죠. 제가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스스로를 보니,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누군가를 쉽게 비난한다든지요. 소중한 사람들과 잘 대화하고 싶어서 코칭 프로그램을 찾았고 ‘내 길을 찾았다’ 싶었어요. 코칭을 통해 접한 이론이 아주 새로운 건 아니었지만, 해답은 이미 그 사람 안에 있고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존재라는 기조에 깊이 공감했죠.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셀프 코칭’을 강조하시더라고요. 어떤 의미인가요?
누구나 의식이 있든 무의식중이든 시도 때도 없이 자기 대화를 하고 있어요. 내면의 대화죠. 소소하게는 ‘뭘 입을까?’부터 시작해 ‘이걸 선택할까, 저걸 선택할까?’ 하고 묻는 거죠.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나의 응답이 달라지는 거예요. 다른 사람에게는 의식적으로 다정하게 대하고, 좋은 질문을 하고, 인정의 말을 건네지만 내 자신에겐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내 편이 되어서 질문을 던져야 해요. 그렇지 못하니까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계속 가짜 욕구에 허덕이고, 필요한 걸 타인에게서 찾는 거예요. 뭘 성취해도 헛헛하죠. 그렇게 정신없이 살다가 문득 의문이 드는 거예요. ‘내가 원한 삶이 이거였나?’
코치님은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나요?
큰 결정을 할 때 하는 거시적인 질문이 하나 있고, 소소한 질문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제가 라이프 코치가 되기로 결심할 때 했던 질문은, ‘코끝 호흡이 멈출 때 어떤 삶을 살았어야 후회가 안 될까?’였어요. 기본적으로 삶이 유한하다는 걸 되새기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하는 답은 나오기 마련이에요. 평소에는 시시때때로 스스로에게 묻죠. ‘지금 상황이 어떻지?’, ‘내 마음은 어떻지?’ 하고요.
그렇게 살면서 바뀐 점이 있나요?
잘 때 마음 편히 잘 수 있어요. 후회가 덜 된다고 할까요? 누구나 ‘내가 원하는 삶’, ‘성공한 삶’을 꿈꾸잖아요. 하지만 그런 게 어디 있겠어요. 하루하루 내가 원하는 일들을 선택하고 내가 지향하는 방식으로 살았으면 성공한 거지요.
‘셀프 케어’, ‘마음 챙김’ 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 좋지만 한 가지 염려되는 지점은 휴식이 또 다른 바깥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거예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꼭 어떤 프로그램을 수강하거나 어디에 가야만 내 자신을 돌볼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기본적으로 해답은 자신 안에 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돼요. ‘내게 가장 필요한 게 뭘까?’ 하고요.
진정한 휴식이란 뭘까요?
가장 심플한 셀프 케어는 자기와의 대화 시간이죠. 물론 요가 같은 활동도 해당될 수 있어요. 몸을 한 번 이완한 끝에 자기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으니까요. 혼자 등산을 해도 좋고, 산책을 해도 좋고, 가만히 자기 속 얘기를 들어주는 시간을 가지면 좋아요. 제가 요즘 실천하는 것 중 하나가 휴대폰을 보지 않고 사람도 만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시간을 보내는 거예요. 친한 친구에게 오랜만에 메시지를 보내 안부 묻듯이, ‘너 잘 지내? 어떻게 지내?’를 나에게 묻는 거죠. 그러면 제 마음이 지금 삶이 싫은 건 아니래요. 만족스럽고 좋긴 한데 그간 너무 달렸대요. 그래서 가지치기를 좀 하라고 그러더라고요.
자기와의 대화를 실천하며 변한 점이 있나요?
작년에 스코틀랜드에서 내가 원하던 ‘자기 변형 게임’ 퍼실리테이터 자격증을 취득했고, 그즈음부터 올해까지가 저의 리부트 기간이었어요. 지금은 정말 말끔해졌어요. 한 번 스스로를 정돈하고 나니까 과감하게 물건을 정리하게 되고, 과감하게 주변 사람들도 정리하고, 하루가 아주 명료해져요. 1년 정도가 걸렸네요. 저는 지금 호흡이 멈추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하루하루 만족하며 지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