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는 주로 어떤 상황에서 메신저를 사용해요?
급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나 간단하게 한두 번의 작업으로 끝나는 일 혹은 반복하는 작업일 때 주로 사용해. 정말 여러 상황에서 사용하는데, 다만 내가 일하는 상대의 나이대를 고려하며 사용해야 해. 내가 겪은 바로는 연차가 높은 분은 메신저 사용을 조금 어려워하더라고. 그래서 이분들과는 메신저로 짧게 소통한 다음 전화로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아.
선배가 사용해 봤던 메신저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어요? 사용해 보니 편리했던 프로그램이 있나요?
웬만한 메신저는 다 사용해 본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다 무난했어. 가장 쓰기 편했던 건 ‘슬랙 Slack’. 프로젝트마다 채널을 쉽게 개설할 수 있고, 공개방이나 비밀방으로 지정할 수도 있지. 구글 계정이나 일부 결재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어서 편하고. 또 자료를 공유할 일이 잦으면 유효 기간이 끝나서 예전에 주고받은 파일을 다시 열어 볼 수 없는 경우도 생기잖아? 그런데 슬랙은 버전에 따라 유효 기간 없이 다운로드할 수 있어. 정말 업무용 메신저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이지. 한때 카카오톡을 업무용 메신저로 사용해 보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개인용 메신저로도 흔히 사용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업무 구별이 되지 않아 불편하더라고.
메신저로 대화하면 언제든 내용을 상기할 수 있어서 편하더라고요. 선배는 메신저 소통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빠르게 기록할 수 있다는 것? 어떤 의제에 대해서 빠르게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메신저가 가장 대표적이라고 생각해. 빠르게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데다 휘발되지 않으니까 말로 소통할 때보다 오히려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야.
사람마다 메신저 말투도 다른 것 같아요. 선배의 메신저 말투는 어떤 편이에요?
나는 되게 사무적인 편이야. 이모티콘을 사용하더라도 느낌표나 물결표와 같이 아주 단순한 표식만 사용해. 말투는 사람마다 일하는 스타일이나 성향에 따라 나누어진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일’은 최대한 선 지키면서 ‘일’답게 하자는 주의이기 때문에 최대한 할 말만 전달하려고 해.
딱딱해 보인다는 피드백을 들어본 적은 없어요?
가끔 후배들이 내 메신저 말투를 보고 혹시 화가 난 것은 아니냐고 물은 적이 있어(웃음). 그 후로는 업무 요청을 하거나 피드백을 줄 때는 간단한 이모지를 사용해서 부드러운 인상을 주려고 하지. 하지만 유행어나 다른 SNS에서 사용할 법한 휘황찬란한 이모티콘은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말의 의도가 자칫 왜곡되거나 희석될 수 있거든.
확실히 재택근무가 일상화하면서 메신저로 소통하는 시간이 늘어났어요. 재택근무를 하면서 메신저를 사용할 때 유의해야 할 것이 있을까요?
재택근무의 특징은 이야기하는 상대와 내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야. 바로 옆에 있으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문제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연이 되는 경우가 더러 있지. 그래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메신저를 사용할 때는 언제쯤 답변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타임라인과 목적을 명확히 알려주는 게 가장 중요해.

선배가 일하면서 겪어본 동료 중에 ‘이 사람 되게 메신저로 똑 부러지게 말한다’ 하고 느꼈던 사람이 있나요?
내 사수였던 선배가 생각나네. 메신저는 사실 말풍선이 쉴 새 없이 오가는 곳이니까 말의 요점을 파악하기 힘들 때가 많잖아. 근데 그 선배는 한 말풍선 안에 왜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앞으로의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그래서 요청하는 업무 목록이 무엇인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전달해 줬어.
말풍선 하나만 보더라도 해야 하는 일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거네요.
그렇지. 메시지 안에 정확한 내용이 담겨 있으니까 중간중간 별도로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되잖아. 정확한 내용으로 상호 간에 소통했으니까 의논한 타임라인에 맞춰 결과물이 완성될 거라 서로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지는 거지. 그런데 일을 조금 복잡하게 하는 사람들은 명확한 지시를 내리지 않기 때문에 중간중간 내용을 바꾸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 그러면 일에 혼선이 생기게 되니까 서로 일하기 힘들어지는 거고.
그 선배의 팁을 앞으로 써먹으면 좋을 것 같네요.
꼭 업무를 요청할 때가 아니더라도 통상적인 업무 상황에 적용하기 유용할 거야. 좀 더 자세히 말해 주면 Why, What, How, When에 맞춰서 쓰는 거야. 이 메시지를 보내는 목적을 명확히 하고, 그래서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언급해야 해. 그러기 위해 상대방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넘버링해서 덧붙이면 되는 거고. 마지막으로는 정확한 타임라인을 게재하는 게 포인트!
넘버링을 해서 보내면 각각의 번호에 따라 세세히 답해 주는 선배도 있지만 간혹 원하는 항목의 답만 보내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런 사람 당연히 있지(웃음). 1번부터 4번까지 내용을 보냈다고 치면, 1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가 갑자기 4번 이야기를 했다가 순서를 오가면서 대답하거나 아예 생략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 그런 사람하고 메신저를 할 때면 우선순위를 매겨봐야 해. 네 개 중 이것 두 개만큼은 반드시 답을 들어야 한다고 하면 그 두 개를 1번과 2번으로 지정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