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이상 모여 일을 하다 보면 결국 ‘팀워크’의 문제를 이야기하게 돼요. 좋은 팀워크란 뭘까요?
이에 대한 답을 하기에 앞서, 이렇게 질문해 볼게요. 팀워크는 왜 필요할까요? 우리 팀이 효과적으로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지요. 팀워크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본질인 ‘팀 효과성’을 돌아봐야 해요. 팀워크와 팀 효과성은 상호적으로 작용해요. 팀워크는 팀 효과성을 돕는 도구이고, 팀 효과성을 높이면 좋은 팀워크도 자연스럽게 따라오죠.
데이나 님의 회사 누틸드에서는 조직 문화와 채용 브랜딩을 컨설팅하고 있어요. 조직 문화에도 팀워크는 중요하게 작용하겠지요?
그럼요. 훌륭한 조직 문화는 명확한 목표를 바탕으로 설계되어 팀 효과성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요. 안정감과 성취감을 느끼는 구성원은 그 조직에 더 오래 남고 싶어 할 테고, 회사 입장에선 채용에 사용할 에너지를 줄이게 되고요.
기업부터 개인에 이르기까지, 팀워크의 핵심이 효율성의 개념이라니 신선해요. ‘팀 효과성’의 필수 요소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네 가지를 꼽을게요. 첫째, 명확하게 일치된 목표가 필요해요. 둘째, 갈등을 효율적으로 다루는 갈등 관리 역량도 있어야 해요. 셋째, 팀에서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도 중요해요. 마지막으로 높은 수준의 상호 신뢰입니다. 업무에서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이 사람이 내게 해를 가하지 않고, 도움을 줄 거라는 믿음을 서로에게 가져야 하죠.
믿을 수 있는 동료와 성취감까지 가질 수 있다면 결속감이 생길 수밖에 없겠어요. 동료에 대한 믿음을 쌓기 위해서는 서로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지만요.
무엇보다 내가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잘 수행해야겠죠. 동료들이 나를 믿고 일을 맡길 수 있어야 하니까요. 정서적으로는 서로의 인간적인 면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요. 구글의 리더십 회의에는 휴가를 다녀온 사람이 자신의 여행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있어요. 업무 밖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가 이 사람을 알고 있다’는 감각이 생기기 때문이에요. 아는 사람에게만 느끼는 안정감이 있잖아요.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회사가 많아요. 프리랜서들도 늘고 있고요. 그런데 비대면으로 일을 하다 보면 스몰토크는커녕 동료들의 근황도 알기 힘들어요. 이런 상황에서 동료애를 쌓아가는 방법이 있을까요?
누틸드의 직원들은 풀 리모트 워커예요. 질문 그대로의 상황인 셈이에요. 누틸드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업무 이야기를 제외한 대화를 나누고 게임을 하는 ‘크루밀’ 시간을 가져요. 함께 사적인 기억을 만드는 건 팀원 사이의 유대감을 분명히 높여주죠. 매주 금요일에 진행하는 위클리 회의도 도움이 돼요. 보통 주간 회의는 한 주의 업무를 브리핑하는 데 그치지만, 누틸드에서는 자신의 업무를 각자 회고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요. 스스로 잘한 일과 못한 일의 이유를 분석하고 해결법까지 공유하죠. 성숙하게 일하는 태도를 보여주며 동료들의 신뢰를 자연스럽게 얻어요.
‘근황 토크 시간’이나 ‘주간 회고’ 모두 리더가 원칙으로 정한 것이잖아요. 팀원의 입장에서 동료와 신뢰감을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도 궁금해요.
구성원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성숙한 직업인의 태도를 갖추는 것이에요.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상황이 생겨요. 업무에 실패할 때도 있고 동료와 갈등도 생기죠. 이럴 때 일과 자신을 분리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주변의 신뢰를 잃어버려요.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파악하고 개선한다면 동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 거예요.
팀장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그를 변화시키는 것도 필요할 듯해요. 어떤 방식으로 요청해야 할까요?
메타의 조직 시스템으로 ‘매니지업Manage up’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리더가 나를 잘 도와줄 수 있도록 리더를 돕는다’는 뜻으로 세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리더가 알아야 할 정보를 먼저 제공하고, 받아야 할 도움을 스스로 요청하고, 피드백을 먼저 청하는 거예요. 이때 나름의 해결책까지 공유한다면 더 좋겠죠. 리더에게 고민을 넘기는 대신 팀을 이루는 구성원으로서 함께 해결해 가는 파트너가 되어준다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팀이 성장해야 내 일도 나아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