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 시기
2022년 봄

책상과의 시간
퇴근 후, 오후 7시쯤 시작하는 저녁 일과

책상 앞 루틴
먼저 식물과 관련된 모든 것을 적어두는 다이어리를 확인한다. 식물을 돌본 후에는 그날그날 손에 잡히는 책을 읽는다. 뉴스레터 발행을 시작한 이후로는 노트북으로 원고를 쓰기도 한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에는 넷플릭스를 본다.

몰입하는 주제
특별하거나 거창한 것은 없다. 주로 식물에 관한 것들로, 계절마다 달라지는 관리 루틴이나 식물을 가꾸며 떠오르는 상념 등을 생각하고 기록한다.

성장의 원동력
온전히 내 취향대로 꾸민 책상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큼 만족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

선요의 방은 싱그러운 초록빛 식물과 그윽함을 풍기는 원목 가구, 관심 분야의 다양한 책과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빈티지 오브제로 가득 찬 비밀 정원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공간을 꾸리는 데 능숙하진 않았다. 자기만의 방은 뜻밖에도 막다른 길에서 피어난 선택지였다. “본업은 각종 의학적 검사를 수행하고 분석하는 임상병리사예요. 팬데믹 시기에 PCR 검사를 담당하면서 번아웃을 겪었어요. 하지만 일을 그만둘 수는 없으니 밖에서 다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막상 방을 꾸미려니 막막하던 순간에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영화 〈오만과 편견〉이 떠올랐다. 평소에도 영화 속 빅토리아 시대의 인테리어 이미지를 스크랩하곤 했다. “금방 질려서 기껏 산 가구를 바꾸거나 영문도 모른 채 식물을 죽이고 자괴감이 들 때도 있었어요. 과도기를 거치며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가구와 내 방 환경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식물을 고르는 안목이 생겼죠.

지금 사용하는 책상은 그의 세 번째 책상이다. “영국 시골 마을의 어느 집에 있을 법한 러프한 고재 책상을 오랫동안 찾았어요. 좋아하는 책을 쌓아두거나 토분을 하나 올려둘, 얼룩이 생겨도 멋스러운 책상을 원했는데 작년 봄에 우연히 발견해 큰 것과 작은 것을 함께 구입했어요. 아무래도 책과 소품이 많은 편이라 큰 책상을 더 자주 사용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