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페이퍼 아티스트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많이 떠올린 질문
Q. 어떻게 나를 알릴 수 있을까?
대학을 졸업한 2016년 당시에는 국내에 페이퍼 아티스트가 없었어요. 낯선 직업이기에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중요했어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매주 한 번씩 작업물을 올렸습니다. 꾸준히 업로드한 덕분인지 2년 만에 브랜드에서 먼저 협업 제안을 해 왔어요.
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도전하는 마음. 지금은 노하우가 쌓여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많아졌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형식, 장르, 재료에 도전하고자 한다.
페이퍼 아트는 정확히 무엇인가요?
종이를 활용한 모든 작업을 말하는데요. 팝업 북이나 카드를 만드는 팝업 아트, 컴퓨터 디자인 프로그램과 기계를 활용한 폴리곤 아트도 포함돼요. 제 작업은 전 과정을 100%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게 차별점이에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는 제가 눈으로 보고 느낀 사물을 잘 표현할 수 없었어요. 반드시 손의 터치를 거쳐야만 그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 있죠.
2016년부터 페이퍼 아티스트로 활동했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과를 전공했어요. 디자인 프로그램을 다루는 일이 많았는데, 제가 컴퓨터와 도통 친해지지 않더라고요. 졸업을 앞두고 ‘내가 200% 이상 능력 발휘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했어요. 개인적인 성향상 좋아하는 일을 하면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그때 페이퍼 아트가 떠올랐어요. 어린 시절부터 손으로 뭔가 만드는 걸 좋아했거든요.
손으로 만드는 장르 중 페이퍼 아트를 선택한 이유가 뭔가요?
대학교 3학년 때 팝업 아트를 하는 작가의 작업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종이의 매력을 처음 마주했어요. 다채로운 색감과 질감에 반했어요. 평면적인 소재인데 어떻게 만드는지에 따라 입체적으로 변신하는 게 흥미로웠죠. 국내에는 페이퍼 아트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없어 준비 과정이 쉽지는 않았어요.
국내에서는 선례가 없는 직업이라 미래가 걱정되지 않았나요?
해외에는 페이퍼 아티스트가 존재했기에, 제가 국내 최초가 된다면 이 일로 먹고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래서 미래에 대해 큰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대신 준비 과정이 어려웠어요. 해외 자료를 찾아 독학을 하면서도 ‘이 방법이 맞는 걸까?’ 하고 매순간 고민했어요. 방황할 때마다 아이돌 연습생처럼 최소 5년은 준비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였어요(웃음).
5년이란 시간은 굉장히 길어요. 마음이 흔들렸던 적은 없나요?
수입 없이 버텨야 했기에 준비 기간이 2년 정도 되었을 때 위기가 찾아왔어요. 실제로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이력서를 쓰기도 했고요. 그때 문득 ‘내가 최선을 다한 게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죠. 마지막으로 노력해 보자는 마음으로 나만의 시리즈를 시작했어요. 이전에는 사물을 하나씩 만들어 SNS에 업로드했다면, 문어숙회, 토마토솥밥 등 요리 레시피를 함께 소개하는 작품을 선보인 거죠. 영상 촬영까지 해서 매주 1회씩 업로드하다 보니 어느새 브랜드에서 협업을 제안하는 연락이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