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명
피치바이피치(Pitch by Pitch)
의미
허태우 대표의 취미 생활인 암벽 등반에서 쓰는 용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피치’는 한 번에 등반할 수 있는 거리를 가리키는 단어로, ‘스텝 바이 스텝’처럼 한 피치씩 올라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름처럼 브랜드의 가치관을 차근차근 하나씩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탄생 시기
2020년 1월
핵심 가치
지속 가능한 여행 큐레이션 플랫폼을 지향한다. ‘좋은 여행이 멋진 여행이다’라는 생각으로 환경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여행 문화를 사람들과 공유한다.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이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게 목표다.
브랜드 준비 초기에 가장 많이 했던 질문
Q. 이 사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기 직전에 피치바이피치를 시작했다. 지속 가능한 여행 콘텐츠와 상품을 함께 선보이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창업했는데, 팬데믹으로 인해 고민이 깊어졌다. 완전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일을 우선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성장 포인트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산업이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종이 매거진을 내면서도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이커머스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내부 역량이 많이 강화되었고, 덕분에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피치바이피치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여행 잡지를 만드는 일을 꽤 오래 했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거의 일주일 만에 피치바이피치를 창업했는데요. 여행 잡지를 만들면서 품었던 생각들을 담아 지속 가능한 여행 콘텐츠와 상품을 함께 선보이는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을 생각했죠. 창업 직후 코로나19가 터지는 바람에 계획했던 일을 전부 진행하진 못했지만요. 그래도 매거진을 만드는 일은 늘 해왔던 터라 곧장 시도할 수 있었어요. 저희와 함께 일하는 사진작가들의 여행 사진을 판매하기도 했고요. 지금처럼 여행 상품까지 갖춘 건 2022년 말 즈음이었어요. 제법 오래 걸렸죠.
매거진뿐만 아니라 뉴스레터, SNS, 웹사이트 등 다양한 루트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어요.
종이 잡지에는 아무래도 호흡이 긴 기사들을 많이 실어요. 전문 필진이 참여한 여행 기사와 에세이, 소설, 사진 작업물을 보여드려요. 기본적인 여행 정보에 머무르지 않고, 여행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려고 하죠. 2주에 한 번씩 발행하는 뉴스레터는 정보성을 강화하고, 에디터의 목소리를 담아요.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콘텐츠는 그보다 가벼운 것들로 구성하고요.
‘지속 가능한 여행’을 콘셉트로 잡았어요.
‘론리플래닛’이라는 글로벌 브랜드에서 여행 잡지를 만들면서 다양한 나라를 취재하고 여행 비즈니스를 경험했어요. 이전에는 패키지 여행처럼 단체가 움직여야 돈을 많이 버니까 인원수도 많고 규모가 큰 여행을 선호했죠. 하지만 오버투어리즘과 같이 무분별한 여행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가 생겨나면서 2010년 즈음부터 전 세계적으로 여행에 대한 시선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하더라고요. 한국은 비슷한 경제 수준의 국가에 비해 지속 가능한 여행의 개념 자체가 거의 없었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환경을 생각하거나 현지인과 어울리는 경험을 하는 등 여행의 방식이 점차 달라졌어요.
국내 여행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느껴졌나요?
팬데믹 이후에 많이 바뀌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여행’이라는 말을 접해 봤다는 사람이 많이 늘었죠. 하지만 아직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모르거나 막연하게 어렵다고 생각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사실 지속 가능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상품 자체가 많이 없고요. 아직 장소와 채널, 인식 등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산업 구조상 가격 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거든요. 소규모로 진행하는 데다 무엇을 하더라도 재활용, 선순환을 고려해야 하니까요. 로컬 커뮤니티와 밀접한 연관을 맺는 경험도 필요하기에 일반적인 여행 상품보다 판매 가격이 비싼 편이에요. 본인의 가치관에 부합하고,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선뜻 구매하기 어렵죠.
그럼에도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는 듯해요.
분명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선순환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해외도 마찬가지죠. 여행업계에서는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ESE(Environment-Social-Economy)’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는데요. 환경과 사회, 경제가 모두 잘 돌아가면서 지속적으로 수익이 발생하고, 환경과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는 여행을 만드는 것이에요. 많은 이가 도전하지만 성공 확률이 그리 높지는 않아요.
피치바이피치에서는 어떤 여행 상품을 판매 중인가요?
지속 가능성에 기반을 둔 여행 상품을 카테고리별로 여행자에게 제공하고 있어요. 지역 경제와 일자리 기여, 현지 문화 체험과 보존, 제로 웨이스트, 에너지 절약과 재활용, 자연환경 보호, 생물 다양성 보호까지 총 여섯 가지 카테고리예요. 저희가 소개하는 스테이 역시 다른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공간과는 약간 다릅니다. 제로 웨이스트나 로컬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고, 그에 관해 고민하는 분들과 함께하고 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스페인 요리 클래스, 반려 식물 가드닝 클래스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서울 후암동 골목 투어가 특히 기억에 남아요. 로컬에서 활동하는 건축가가 참가자들과 함께 후암동 골목을 걸으면서 자신의 공간을 소개하는 도보 여행 프로그램이었죠. 일회성으로 진행한 훌라 클래스도 반응이 좋았어요. 하와이관광청에서 참가자들에게 굿즈 세트를 선물하기도 했고요.
유저들이 피치바이피치를 통해 어떤 것을 경험하길 바라나요?
우리의 여행을 경험하고 지속 가능한 여행에 대해 잘 알게 됐으면 해요. 원래 관심이 많았던 분들이나 새롭게 경험하는 분들 모두, 한 번의 경험이 연속될 수 있기를 바라고요. 좋은 기억이 쌓이면 다음 여행이 시작될 수도 있고, 특별한 경험이 일상이 되기도 하니까요.
앞으로 피치바이피치의 여행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여행 비즈니스로 지구와 사회의 심각한 위기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싶지만, 작은 스타트업이라 매출, 수익, 성장률 등의 숫자를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숙제이고요. 그럼에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피치바이피치가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지속 가능한 여행은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가장 좋은 스승입니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는 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겠죠. 비즈니스가 어려움에 처하거나 ‘남들이 하니 우리도 해볼까?’ 하는 유혹에 빠질 때마다 ‘좋고 멋진, 지속 가능한 여행’을 생각했던 처음의 마음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