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명
쿠오뜨(QUOTT)
의미
‘뜻깊은 말이나 글귀를 인용한다’는 의미의 영단어 ‘quotation’에서 출발했다. 우리의 익숙한 공간과 일상이 새로운 의미로 인용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고, 좀 더 부르기 쉽도록 ‘쿠오뜨’로 이름 지었다.
탄생 시기
2021년 봄
핵심 가치
미술품의 미학적 가치와 가구의 기능적 가치가 어우러진 오브제를 만드는 것.
브랜드 준비 초기에 가장 많이 했던 질문
Q. 이 제품이 세상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브랜드를 준비하던 시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고민하는 문제다. 아주 사소한 제품이라도 나름의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방향성이 트렌드에 휩쓸리거나 쫓기지 않고 우리만의 걸음을 지속하게 해준다고 믿는다.
성장 포인트
책 수납함 ‘미니 북레스트’가 큰 관심을 받은 순간. 현재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제품으로, 쿠오뜨가 ‘책’과 ‘독서’라는 키워드와 한층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브랜드의 생명에 사용자 선택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표 두 분이 각각 현대 미술과 건축 디자인을 전공한 이력이 인상적이에요. 그동안 어떤 일을 했나요?
김기범 미술 작가로서 설치, 영상, 사진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다가 이커머스 기업의 기획자로 근무한 적이 있어요. 이 시기에 대중적인 시각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법을 배우며 브랜드를 창업할 자양분을 얻었습니다. 당시 회사 동료인 김유진 씨와 함께 전시 보기를 즐겼는데, 어느 순간 우리만의 것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쿠오뜨를 시작했어요.
김유진 건축 디자인을 전공한 후 디자인과 예술을 접목한 마케팅, 기획, 브랜드 컨설팅 등 여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어요. 김기범 씨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업무 경험이 쿠오뜨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죠.
각자의 전공과 경험이 브랜드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김기범 예술 작품이든 건축물이든 제품이든 결과물만 다를 뿐 프로세스는 매우 유사해요. 특히 자신과의 싸움을 치열하게 벌여야 한다는 점이 그렇죠. 어려운 고민을 스스로 해결하며 ‘해답’을 만드는 과정을 단련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새로움에 인색한 경향도 창작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어지간한 작업에는 신선함을 느끼지 못해서인지, 우리 제품에도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가 가능합니다(웃음).
익숙한 일상과 공간이 새로운 의미로 인용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브랜드를 시작했다고 밝혔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김유진 보통 인용구는 특정한 상황을 설명하거나 부연할 때 사용하잖아요. 이 특징을 제품에 적용하면 각자의 환경에 따라 제품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인용구(제품)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일상을 바라보게 되는 거죠.
책꽂이, 책 거치대 등 유독 ‘책’ 또는 ‘책상’과 관련한 제품을 많이 선보였어요.
김기범 저희가 책을 읽거나 노트에 필기하는 등 책상 위에서 이뤄지는 정적인 일을 좋아해요. 물리적으로 1㎡ 남짓한 작은 책상이 정신적으로는 중요한 활동을 이끌어낸다는 점이 매력적이기도 하고요.
최근 ‘OMG 테이블’이 최화정 씨 유튜브를 통해 화제를 모았는데요. 인기를 실감했나요?
김유진 지인들의 연락으로 처음 알게 됐는데, 영상에 공개된 다음 날부터 주문이 갑자기 폭증해서 정말 놀랐죠. 자체 이벤트를 위해 여유 있게 재고를 준비했음에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저희와 아는 사이도, 광고도 전혀 아니었지만(웃음), 취향이 확고한 최화정 씨가 소개해 주신 덕분에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디자인의 발상은 어디에서 시작되나요?
김기범 보통 실질적인 필요성에서 출발해요. 쿠오뜨의 대표 제품인 ‘북레스트’나 ‘빌딩 북쉘프’는 모두 저희가 필요해서 디자인했어요. 북레스트는 박공 지붕 형태의 수납함인데, 책을 읽다가 전화가 오거나 다른 일을 해야 할 때 좀 더 편하게 책을 엎어놓을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빌딩 북쉘프는 같은 규격의 책꽂이에 각기 다른 크기의 책이 꽂혀 있는 모습이 불공평해 보인다는 생각에서 비롯했어요. 그래서 다양한 크기의 책을 각각의 키에 맞게 수납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제품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김기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디자인 철학을 꼭 지키고자 해요. 이유 없는 장식이나 불필요한 형태는 어울리지 않는 치장과도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특정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 데 몰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특별한 형태가 나오고, 이 특별함이 브랜드만의 진정한 ‘색깔’이 된다고 믿어요.
김유진 이야기를 담은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디자인과 제품이 어떤 의도로 제작되었는지를 최대한 전달하려고 노력해요. 창작자의 마음이 잘 전달되면 고객들도 스스로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으니까요.
쿠오뜨만의 경쟁력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요?
김유진 기능에 충실한 특별한 형태. 단순히 무드만 강조하는 소품이 아닌, 분명한 기능과 역할을 갖춘 ‘의미 있는 무언가’가 되길 바랍니다.
올 초에 쿠오뜨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쇼룸 ‘큐엔에이룸’을 오픈했어요. 이곳을 전시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죠?
김기범 처음엔 쇼룸으로만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고민이었어요. 그때 아이디어가 불쑥 떠올랐죠. ‘쿠오뜨 제품은 궁극적으로 무대에 가깝다’는 생각이었어요. 저희 제품은 책을 올려두거나 안경을 걸어두는 등 ‘무대’처럼 사용자의 취향을 드러내요. 쿠오뜨 자체가 전시장이 된다고나 할까요? 저희와 결이 맞는 브랜드나 작가의 작품이 오브제 위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단순히 눈으로만 감상하는 것이 아닌, 직접 만지고 경험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게 됐죠. 아직 오픈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체험형 전시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오픈한 전시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김유진 9월 6일부터 11월 3일까지 열리는 <오라, 고요의 섬으로>는 올가을의 메인 전시예요. 체험형 전시의 특성을 밀도 있게 집약하기 위해 오랜 시간 기획했어요. 일인용 데스크를 ‘섬’으로 은유해, 관람객이 자신만의 섬에서 정적인 활동을 몰입도 높게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죠. 도서 출판·문구·소품 등 다양한 분야의 15개 팀이 참여했는데요. 각 브랜드와 작가들이 직접 마련한 이벤트 프로그램은 놓치지 말고 꼭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김기범 미술 작가로서의 경험을 쿠오뜨와 연결하고 싶어요. 사용자 관점에서 디자인하는 제품뿐만 아니라, 보다 심미적인 가치를 중시한 ‘작업물’도 선보이고자 합니다. 가치와 의미를 투영한 오브제를 통해 쿠오뜨의 취향과 색깔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라요.
김유진 제품 디자인을 넘어 더 넓은 디자인 영역으로 작업을 확장하고 싶어요. 현재는 ‘전시’라는 형태의 무대를 선보이고 있지만, 앞으로는 디자인과 예술의 다양한 방면에서 쿠오뜨의 이름을 널리 알리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