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명
슈퍼파인(Superfine)
의미
영어권에서는 진짜 기분이 좋을 때 “슈퍼 파인”이라고 말한다. 직관적으로 슈퍼마켓을 떠올릴 수 있고, 이웃에게 건내는 인사이기도 하다.
탄생 시기
2023년 4월
핵심 가치
마켓과 로컬 커뮤니티를 아우르는 지속가능성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소비하는 것이 나뿐만 아니라 공동체에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길 바란다.
브랜드 준비 초기에 가장 많이 했던 질문
Q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비즈니스 모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까?
수익을 위해서는 해야할 것이 명확하지만 그것만 고려하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희석된다. 지금도 둘 사이에서 줄 다리기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성장 포인트
슈퍼파인에서는 이웃주민과 함께 호흡하면서 의미 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 재미있는 이벤트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가치소비가 이뤄진다.
성수동에 일상의 공간인 슈퍼마켓을 열었어요.
슈퍼파인은 ‘의미 있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슈퍼마켓’을 지향해요. 철학 있는 로컬∙스몰 브랜드나 생산자를 조명하고 있죠. 공간적으로는 편의점에 밀려 지금은 사라진 슈퍼마켓을 재해석했어요. 어렸을 때 슈퍼마켓에서 쌓았던 다양한 추억이 아직도 생각나거든요.
어떤 기억들인가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어요. 친구가 슈퍼마켓집 아들이었는데, 거기서 동네 애들은 쭈쭈바를 먹으며 뛰어놀고 어른들도 평상에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눴어요. 슈퍼마켓이 단순히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이었죠. 그런 것들을 요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현대적인 방식으로 구현하고 싶었어요.
대표로 있는 와이어즈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에도 공간 브랜딩이 다수 있었죠.
와이어즈에서는 고객사의 브랜드를 디자인하고 마케팅했어요. 다양한 분야 중에서 공간을 다룰 때 재미를 느꼈고, 결과도 좋았어요. 속초의 서점 겸 게스트하우스 ‘완벽한 날들’과 카페 ‘칠성조선소 북살롱’, 용인의 카페 ‘묵리459’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했죠. 그 과정에서 오프라인 공간이 특별한 콘텐츠를 전달하고 지역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우리 스스로 그런 브랜드 공간을 만들고 싶었고, 슈퍼마켓을 떠올린 거죠.
슈퍼파인은 철학 있는 소규모 브랜드와 생산자의 제품을 조명한다는 점이 일반적인 슈퍼마켓과 달라요.
저희는 처음부터 지속 가능한 제품과 로컬 생산자를 소비자와 잇고 싶었어요. 편의점은 가깝고 편리하지만, 건강한 라이프스타일과는 거리가 머니까요. 저 역시 20대 때는 편의점 도시락을 사먹었는데, 매장 안의 삭막한 풍경과 인스턴트 제품을 자주 마주하고 싶진 않았죠.
슈퍼파인에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지역의 스토리와 특색을 담은 로컬 식료품, 못난이 농수산물, 비건이나 업사이클링 제품 등을 소개하고 있어요. 상품을 큐레이션하고, F&B를 제안하는 것에 서툴다 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렵더라고요. 브랜드와 공간을 운영하시는 분들을 더 존경하게 됐어요.
작은 브랜드와 협업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PB상품도 있죠.
후추 전문 브랜드 ‘오페퍼’와 함께 ‘슈퍼 블렌드’를 만들었어요. 여기서만 만날 수 있는 제품과 경험이라면 더욱 가치가 있겠죠. ‘페퍼파티’라는 이벤트도 열어 생산자는 물론 다양한 산지에서 온 형형색색의 후추와 직접 맛볼 수 있는 메뉴도 선보였어요.
건강하고 가치 있는 것들은 상대적으로 비쌀 거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합리적인 가격에 놀랐어요.
대체제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면 누구든 쉽게 가치소비를 하기 힘들 거라고 생각해요. 접근성이라는 게 위치나 배달 여부 외에도 결국 가격이 핵심이죠. 슈퍼파인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채널로 기능할 거예요. ‘맛있게 즐겼는데, 의미도 있었네’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접근할 수 있도록요.
논현동에서 팝업 매장을 운영했는데, 성수동에 첫 매장이 자리잡았네요.
초창기에 팝업을 열었던 논현동을 포함한 강남, 종로, 판교 등 구매력이 높은 지역도 후보에 있었죠. 하지만 ‘첫 매장은 브랜드 메시지를 좀 더 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 성수동으로 결정했어요. 아무래도 성수동은 브랜드의 메카니까요. 수익적 측면에서는 다소 아쉽지만, 슈퍼파인의 목소리를 내기엔 적합한 동네예요.
매장 주변 직장에 다니는 단골 손님이 점점 더 늘고 있다고요?
일회성으로 방문하는 ‘핫플레이스’가 아닌 지역 상권에 스며드는 공간이 되길 바랐어요. 지역 주민과 직장인들이 언제든 캐주얼하게 들르는 장소 말이에요. 성수동에 와보니 고객들이 건강한 음식에 대한 고민이 많더라고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고루 포함한 ‘모닝 세트’와 샐러드나 수프 등 6종의 메뉴를 직접 먹을 만큼만 덜어 무게만큼 계산하는 런치 뷔페 ‘슈퍼 델리’를 론칭했죠. 얼마 지나지 않아 단골들이 엄청나게 늘었어요. 퇴근 후 간단한 안주를 곁들여 술 한 잔을 마실 수 있도록 저녁 영업도 시작했어요.
앞마당과 실내 공간을 활용해 주기적으로 흥미로운 행사도 열리고 있죠.
많은 분들이 즐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행사를 매월 2회는 진행하려고 해요. 현재 ‘컨셔스 마켓’과 ‘월간 그로서리’를 한 번씩 열고 있죠. 철학 있는 브랜드와 생산자가 의식 있는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장이죠. 컨셔스 마켓에서 생긴 수익금의 일부는 기부도 해요. 추후 20~30명 규모의 워크숍을 열어 스몰 브랜드를 넘어 새로운 문화를 체험할 기회도 더 마련할 계획이에요.
우리 동네에도 이런 슈퍼마켓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슈퍼파인은 동네 기반의 슈퍼마켓이자 가치소비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목표로 해요. 현재 지역 주민이 구독을 통해 멤버십 회원이 되면 무료로 배달을 받을 수 있어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하는 시도를 검증한 후에는 충청남도 아산을 비롯한 지역으로 확장할 거예요. 로컬 브랜드도 계속해서 발굴하고 폭넓게 알릴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