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정치 솔루션 디벨로퍼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많이 떠올린 질문
Q. 다양한 사람들의 영향력을 모아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만들 방법은 무엇일까?
사회의 시스템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개개인이 더 잘 지내기 위해선 사회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모든 유권자가 공평하게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기에, 더 다양한 목소리가 모이면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팀의 정체성을 고려한 우선순위. 일관성 있게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선 뉴웨이즈가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정확하고 합리적으로 결정한 뒤에는 뒤돌아보지 않고 끝까지 해보는 편이다.
처음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라고요.
함께 더 잘 살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어요. 개인은 속한 환경이나 조직에 영향을 받으니까, 궁극적으로는 사회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거죠. 그러려면 조직화된 힘이 필요하고요. 2020년에 일어난 여러 정치적 사건을 보면서 의사 결정권자들이 어떤 관점과 우선순위로 의사 결정을 하는 건지 의문이 들었어요. 그러다 정치 산업 안에서 의사 결정권자가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권자들의 영향력과 연결해서 만들면 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죠. 누구나 한 표씩 행사할 수 있으니까요.
낯선 분야에서 뛰어드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소셜 벤처, 임팩트 투자를 하는 벤처 캐피털, 신규 항공사를 거치면서 다양한 일을 했어요. 일을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컸어요. 유능한 리더이자 여성으로서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레퍼런스가 되고 싶었죠. 그런데 일을 하면 할수록 결핍이 생기더라고요. 스스로 탁월해지려고 하는 것만으로는 업무적으로 완전히 충족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기준을 바꿔보기로 했죠. 모든 일의 본질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디서 누구와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고민 끝에 창업을 결심했어요.
뉴웨이즈는 ‘만 39세 이하 젊치인의 도전과 성정을 돕는다’는 미션을 가지고 있죠. 왜 젊치인에 주목했나요?
일상의 많은 문제는 정치로 해소될 수 있어요. 정치에 변화를 만들기 위해선 의사 결정권자가 더 다양해져야 하는데 데이터를 보면 그렇지 않거든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젊치인 당선자는 전체의 6%에 불과했죠. 기초의회 절반에 만 39세 이하 정치인이 한 명도 없는 거예요. 세대마다 중요시하는 관점과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기에 현재 정치계는 직관적으로 청년 문제를 이해하기 힘들단 생각이 들었어요. 젊치인의 비율을 10명 중 3명으로만 늘려도 나를 닮은 의사 결정이 훨씬 많아질 거예요.
뉴웨이즈를 스포츠 에이전시에 빗대어 소개하는 게 인상적이에요.
손흥민 선수가 토트넘 훗스퍼FC 소속이지만 ‘CAA’라는 스포츠 에이전시가 따로 있듯이, 뉴웨이즈도 정당에 상관없이 젊치인의 도전과 성장을 지원하는 에이전시 역할을 해요. 젊치인이 선수라면 유권자는 캐스팅 매니저, 현역 의원은 코치 역할을 하는 거죠. 변화를 만들기 위해선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이해하기 쉽고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얼마 전 새로운 서비스 ‘뉴웨이즈 피드’를 론칭했어요.
지금 사는 동네를 입력하면 어떤 정치인이 일하고 있는지, 어떤 공약을 약속했는지를 보여주는 서비스예요. 동네를 기반으로 유권자와 정치인의 접점을 늘리고자 했죠. 정치라고 하면 부담스럽게 생각하는데, ‘우리 동네를 더 나아지게 만드는 서비스’라고 하면 정말 필요하고 중요하게 느껴지잖아요. 이를 통해 유권자는 동네를 대표하는 정치인의 의정 활동을 바로 볼 수 있고, 정치인은 지역 주민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죠. 그렇게 되면 유권자는 정치가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한다는 효능감을 느끼고, 정치인은 지역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죠. 첫 시범 지역으로 서울 마포구를 택해 ‘런 디스 타운(Run this Town)’ 캠페인도 벌였습니다.
왜 마포구를 첫 번째 지역으로 선정했나요?
캐스팅 매니저들과 뉴웨이즈 뉴스레터를 구독하는 분들이 마포구에 가장 많았어요. 정치가 일상에 더 연결되었으면 하기에 2030이 많이 모이는 오프라인 공간과 커뮤니티를 찾았어요. 아이스크림 가게 ‘녹기전에’, 제로웨이스트 가게 ‘알맹상점’ 같은 동네 가게와 러닝 클럽 ‘와우산 30’, 인플루언서 ‘도보마포’ 등과 컬래버레이션을 했어요. 흔쾌히 참여해 준 마포 주민들이 많았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어떤 건가요?
서비스를 론칭하기 전에는 우리 지역의 정치인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점을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완전히 예상이 빗나갔어요. 유저들은 정치인 본인이 스스로가 한 일을 설명하고 소통하는 것 자체를 신기해하더라고요. 뉴스에서 볼 땐 멀게만 느껴졌던 이야기가 알고 보면 내 일상과 맞닿아 있단 걸 알게 된 계기가 된 듯해요.
내 일상을 바꾸기 위해 유권자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은 무엇일까요?
우리 동네 정치인이 누군지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하루하루 더 나은 삶을 만드는 선택은 대부분 정치와 관련이 있어요. 작게는 동네에 있는 가로등부터, 크게는 반려동물의 건강보험이나 지역 일자리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때 누구한테 이야기해야 할지 알 수 있어요. 우리 지역의 의사 결정 권한을 가진 사람이 중요하게 여기는 건 무엇인지, 어떤 걸 제안할 수 있는지 먼저 살펴보는 거죠. 그걸 알게 되는 순간 나한테 권한이 생긴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젊치인을 알게 된 후 개인적으로도 정치 효능감을 많이 느꼈다고요.
젊치인들과 자주 대화를 하는데요. 요즘 일은 어떤지, 뭐가 어려운지, 어떤 점에서 성장했다고 느끼는지 같은 우리 또래와 나눌 수 있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게 되어요. 정당을 떠나 모두 더 나은 나의 일, 정치를 고민하는 거죠. 이토록 치열하게 노력하는 이들의 구체적인 면면을 많이 알게 되면서 변화의 가능성을 봤어요.
앞으로 뉴웨이즈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나요?
가까운 목표로는 202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젊치인을 30명, 즉 10% 이상 등장시키는 것이고요. 더 먼 미래인 2030년에는 국내에서 대체 불가능한 정치인 인재 풀이 되고 싶어요. 다양한 개개인이 정치인에 쉽게 도전하고,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성장해야 하는 이유죠. 궁극적으로는 정치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쌓여 더 많은 사람이 정치를 자신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수단으로 여기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