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 신문과의 인연
꾸준히 신문을 구독해 온 어머니 덕분에 어릴 적부터 신문은 익숙한 존재였다. 여러 종류의 신문을 한꺼번에 읽는 취미는 대학생 때부터 생겼다. 컴퓨터 공학에서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으로 전공을 바꾸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는 열망을 품었고, 흥미로운 대외 활동이나 공모전을 발견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지원서를 썼다. 그러다 해외 탐방 공모전 준비를 위해 여러 신문을 읽는 루틴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한 관심이 중요한 공모전이었기 때문이다. 매년 한 번 지원할 수 있는 공모전에 네 번 도전했으니, 4년간 그 루틴을 유지한 셈이다. 물론 탈락할 때마다 신문 읽는 습관도 잠시 내려놨지만.
6DP를 시작한 계기
라디오 PD 생활 3년 차 즈음에 6DP를 열었다. 각종 공모전을 열심히 준비하던 대학생 시절과 바쁜 정도는 비슷했지만, 이상하게도 점점 고갈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다는 슬럼프가 찾아온 것이다. 이를 극복하려 대학 시절 나를 채워준 활동을 하나씩 다시 해보자고 결심했다. 공교롭게도 그 시작이 여러 종류의 신문을 한꺼번에 읽는 일이었다.
신문 읽는 루틴
배달된 신문을 집에 들여놓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종합지 6종(경향신문, 한겨레, 중앙일보, 한국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을 구독하는데, 이를 한데 모아 1면을 사진으로 남긴 후 본격적으로 신문을 읽기 시작한다. 순서는 따로 없지만, 전날 가장 마지막에 읽은 매체를 첫 번째로 읽으려고 한다. 신문을 읽을 땐 자유롭게 ‘물고 뜯고’ 즐긴다. 밑줄을 긋고 포스트잇을 붙여 짧은 감상평을 남기거나 추가로 조사하고 싶은 자료를 표기해 둔다. 단, 궁금한 게 생겨도 읽는 도중에는 가급적 인터넷 검색을 하지 않는다. 서핑 삼매경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약 2시간이 지나면 남은 기사를 빠르게 훑으며 앉은 자리를 정돈한다. 내일도 오늘처럼 신문을 읽을 수 있도록 책상을 ‘태초의 상태’로 되돌리는 작업이다.
디지털 뉴스와 다른 장점
종이 신문은 기사의 전체 구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관심 없는 분야의 소식도 자연스레 접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읽는 동안 샛길로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생각을 기록하는 순간
기사를 읽다가 포스트잇 플래그를 꺼내는 순간은 다음과 같다. 불쑥 떠오른 생각 또는 질문, 마음을 울린 문장 또는 문단, 처음 알게 되어 깜짝 놀란 사실, 새롭게 접한 단어나 개념, 추가로 확인하고 싶은 사항, 기사를 읽고 생긴 궁금증, ‘같은 소재, 다른 뉘앙스’의 기사나 ‘다른 소재, 비슷한 흐름’의 기사를 발견한 경우. 더 자세한 노하우는 툴키트 ‘종이 신문 읽고 생각 기록하기’를 참고하시라.
신문을 읽을 때 유용한 도구
형광펜, 펜, 포스트잇 플래그, 메모용 포스트잇, 120분짜리 타이머, 상판 크기가 가로 1200mm x 세로 600mm 이상의 넉넉한 책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