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인플루언서에서 스튜디오 ‘사물’의 대표이자 공간 기획자로 변신한 하지의 하루는 매 순간 쉴 틈 없이 돌아간다. 감각적인 카페로 소문난 서울 용산의 ‘리버헤드’, 신사동의 ‘마이페이버릿쿠키테리아’, 성수동의 ‘차일디쉬’, 마곡의 ‘베이글리스트’가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한 곳들. 게다가 올 하반기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프로젝트가 줄줄이 이어져 있다. 기획부터 공간 오픈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기에 늘 분주한 그. 한때는 일의 즐거움에 지나치게 몰두한 적도 있지만, 결국 일과 일상을 잘 분리해야 안정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금 하지의 루틴은 오랜 고민과 경험을 통해 터득한 결과물이다.
Daily Schedule
프로젝트마다 해야 할 일도, 경험하는 분야도 바뀌기 때문에 매일, 매달의 일정이 다르다. 몇 달에 걸친 프로젝트가 끝나면 약간의 여유가 생기기도 하지만, 공간 오픈이 임박하면 반복되는 야근마저 불사해야 한다. 그래서 평범한 하루를 보낼 때는 업무 시작과 종료 시간을 오전 9시와 오후 6시로 정확히 맞추고, 퇴근 이후에는 몸과 마음을 쉬게 한다.
AM 8:00 l 정리정돈의 힘
“대체로 오전 8시에 기상해요. 1시간 동안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아침 식사를 하며 여유롭게 주변을 정돈하죠. 침대 정리와 간단한 청소, 빨래 등 집안일도 하고요. 바쁘다는 핑계로 집을 매일 돌보지 않으면 어느 순간 큰일이 되어버리거든요. 퇴근 후 깨끗한 집을 보면 기분도 좋고, 무엇보다 사소한 정비 시간 덕분에 마음이 가지런해지고 위로받는 느낌이 듭니다.”
PM 01:00ㅣ매일 다른 일상
“오후의 업무는 거의 매일 달라져요. 업무와 관련된 미팅을 하거나, 공사 중인 현장을 찾거나, 도매처와 공장을 방문하는 식이죠. 새로운 인테리어 자재나 빈티지 가구, 패키지 상품을 확인하기도 하고요. 최근에 오픈한 카페나 인기 있는 전시를 보러 갈 때도 있어요. 가장 트렌디한 전시와 팝업을 경험하는 것도 일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PM 4:00 l 일은 빠르고 효과적으로
“과거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때는 늦은 밤까지 일하다 보니 일과 개인 시간이 잘 분리되지 않았어요. SNS와 긴밀하게 연결된 일이라 쉬는 시간에도 습관적으로 새로운 이슈를 확인했죠. 어느 순간부터 휴식도 일이 되더라고요. 많은 고민 끝에 업무 시간 이후에는 집에 노트북을 가져가지 않고, 가능한 한 휴대폰도 보지 않기로 했어요. 오후 6시로 퇴근 시간을 정해 두니 업무 시간에 집중해서 오히려 일을 빠르게 끝낼 수 있더군요.”
PM 7:00 l 나를 위로해주는 반주
“저녁을 먹을 때 반주 곁들이는 걸 좋아해요. 일본 드라마 <반주의 정석>에서 주인공이 퇴근 후 반주를 즐기기 위해 오후부터 물도 마시지 않거나 일부러 운동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저녁 반주를 즐기는 진심은 비슷한 것 같아요(웃음). 맛있는 음식 한 입과 맥주 한잔에 피로가 다 풀리고, 하루가 잘 마무리되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런 소소한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야 비로소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되죠.”
TIP 공간 기획자 하지가 사랑하는 빈티지 가구 스폿 3
1 보테가 디엔지 이탈리아 빈티지 가구를 주로 선보이는 경기 파주의 창고형 매장. 다채로운 색감과 디자인의 아이템을 찾는 재미가 있다. 밋밋한 공간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제품을 원한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2 이즈소니아 동유럽 빈티지를 메인으로 소개하는 경기 포천의 편집 숍으로, 커다란 찬장부터 작은 티스푼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다룬다. 상업 공간에 남다른 분위기를 더하고 싶을 때 이곳 아이템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3 오오에도 앤티크 마켓 매달 첫째와 셋째 주 일요일, 일본 도쿄의 유라쿠초역 부근에서 열리는 야외 앤티크 마켓. 빈티지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뿐 아니라 개인 빈티지 컬렉터들도 참여하는 마켓이라 볼거리가 풍성하다.
✦ 감각적인 카페를 만들어온 하지의 성장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기사 보러 가기(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