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LINE]
[00:00-01:03] 프로젝트 렌트의 시작
[01:03-01:24] 팝업 공간만의 매력
[01:24-02:21] 공간을 경험한다는 것
[02:21-02:55] 프로젝트 렌트의 미래
서울 성수동에는 간판 없이 그저 ‘R’ 한 글자만 전면에 보이는 12제곱미터(6.5평)의 공간이 있다. 바로 프로젝트 렌트 1호점이다. 최원석 대표가 이끄는 ‘프로젝트 렌트’는 일정 기간 동안 단 하나의 브랜드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설계해 주는 곳이다. 한 브랜드당 약 2주에서 3개월의 시간 동안 팝업 스토어, 전시, 커뮤니티 모임 등 어떤 용도로도 변화가 가능하다.
디자이너이자 브랜드 컨설턴트인 최원석 대표는 소규모 브랜드들이 대중을 상대로 마케팅을 펼칠 마땅한 공간과 기회가 늘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가로수길의 비어 있는 공간을 보고 짧은 시간에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팝업 스토어’를 생각해 냈다. 다음 공사가 시작되기 전, 단 22일 동안 카페 ‘아러바우트’, 독립 서점 ‘오키로미터북스’와 함께 ‘22Days’라는 이름의 팝업 스토어를 열었고 약 2만 명의 사람들이 그곳을 방문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의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성수동에 마련한 작은 공간에서 본격적인 팝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기로 했다. 프로젝트 렌트 1호점의 시작이었다.
프로젝트 렌트의 지점은 현재 8곳까지 늘어났다. 대부분은 성수동에 있고 이대 쪽과 강남에도 지점이 있다. 최원석 대표는 ‘어떠한 새로운 시도를 해도 어색하지 않고, 사람들의 주목도도 뛰어나기 때문’에 성수동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항상 깊은 영감을 주는 흥미로운 브랜드와 아티스트, 숍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기도 하고, 함께 재미있는 일들을 도모할 수도 있는 매력적인 지역이라는 것이다.
최원석 대표는 프로젝트 렌트를 ‘오프라인 콘텐츠 매거진 서비스’라 표현한다. 종이를 비롯한 각종 채널을 통해 동시대에 가장 눈에 띄고 매력적인 브랜드를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잡지라면, 프로젝트 렌트는 공간을 통해 그러한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해진 기간마다 새로운 콘텐츠를 발행하며,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지루할 틈이 없다는 점 또한 마찬가지다. 프로젝트 렌트 지점의 위치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종종 새로운 정보 없이도 그곳을 방문하곤 한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흥미로운 공간이 다시 펼쳐진다는 것을 이미 경험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브랜드가 색다른 콘셉트의 팝업 스토어를 여는 경우가 많았지만, 반드시 제품 판매가 공간의 목적이 아니어도 좋다고 생각해요. 브랜드가 아니라 개인이 팝업 공간을 오픈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죠.” 이전의 경우를 봐도 프로젝트 렌트의 지점은 팝업 스토어뿐 아니라 가수의 앨범 판매 홍보, 신진 작가의 전시, 커뮤니티의 세미나 장소, 새로운 농산물의 소개 공간 등 다양하게 사용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공간 안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가 콘텐츠의 주제, 본질, 방향과 일치한다면 그 속에서 얼마든지 다양한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들이 이 공간을 통해 메시지의 인식과 색다른 경험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팬데믹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에 대한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된 것 같아요. 결국 브랜드와 소비자가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만남과 경험 그리고 공간이 공유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프로젝트 렌트를 통해 저 역시 깨닫고 있습니다.” 반드시 큰 공간이나 긴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닐 것이다. 짧은 기간, 12제곱미터의 공간에서도 프로젝트 렌트의 모든 도전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