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LINE]
[00:00-00:39] 여행하는 공예가라는 직업
[00:40-01:10] 여행지에서 경험한 로컬 공예
[01:11-02:15] 모모의 공예 작업
[02:16-02:41] 지속 가능한 로컬 공예 여행
호텔경영학을 공부하다 우연히 접한 매듭 공예가 모모가 ‘여행하는 공예가’ 된 이야기의 뿌리다. 매듭 공예를 선보이기 위해 전국의 여러 플리마켓을 여행하듯 다니며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그 일을 계기로 일본에서 매듭 공예를 가르쳐달라는 초대를 받게 되었다. 평소 좋아하던 매듭 공예로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신선한 경험과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따뜻한 우정이 그에게 큰 의미를 안겨줬다.
이후 본격적인 공예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현지의 공예 기법을 배웠다. 유네스코 무형 문화재로 지정된 인도네시아 염색 기법인 ‘바틱’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염색 기법을 배우며 그동안 해온 자연 염색, 쪽 염색 등과의 차이를 알게 되는 재미도 있지만 그보다 설레는 건 현지 사람들과의 대화다. 공예의 재료와 방식을 통해 알 수 있는 역사와 문화, 서툰 언어로 나눈 진심 어린 이야기, 또다시 방문해 반가운 마음으로 그동안의 안부를 주고받을 때 느끼는 환대 덕분에 모모는 다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게 된다.
“여행 스타트업에 다닐 때, 출장으로 간 치앙마이 국립공원의 네이처 파크가 인상적이었어요. 학대당하거나 서커스 쇼에 이용당하고 있는 코끼리를 보호하는 곳이에요. 그곳에서 판매하는 코끼리 오브제의 수익금은 코끼리를 구출하는 데 사용돼요.” 지속 가능한 관광을 지향하는 여행 스타트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로컬 문화를 존중하고 최대한 현지를 체험하는 여행을 추구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 전 세계 각지에서 온 공예품이 놓인 작업실 한편에 치앙마이에서 사 온 코끼리 오브제를 두었다. 시선이 잘 닿는 곳에 두어 자주 들여다보며, 정말 의미 있는 여행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위해서다.
“전해져 내려오는 공예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지의 문화를 존중하고 그들의 삶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돼요.” 모모에게 전통 공예는 현지의 역사와 지형, 문화와 예술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만화경인 셈이다. 그는 자신의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과도 나누기 위해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작업실을 벗어나 일본, 태국 같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여행지를 색다르게 경험하며, 여행에 깊이를 더하고자 한다.
현지에서 공예 수업을 듣기 어렵다면 그 도시의 자연물을 채집해 활용해 보는 경험을 해볼 것을 권한다. 모모가 작업실에서 진행하는 염색 워크숍은 이를 위한 준비 단계로 제격이다. 참여자들이 직접 꽃잎과 잎사귀를 채집해 패브릭을 염색하는 과정을 경험해 보는 수업으로 여행지의 자연물을 활용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그 도시의 자연을 담은 패브릭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기념품으로, 여행을 색다르게 추억할 수 있게 해줄 거예요.” 그의 염색 워크숍을 듣고 나면 여행은 달라질 것이다. 땅에 떨어진 시든 꽃잎 한 장도 모두 공예의 재료가 될 테니. 그때부터 작은 것들에도 눈길을 주고 귀를 기울이는 여행이 진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