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일
디자인 스튜디오 ‘아치울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시각 그래픽 디자인을 중점으로 기업체의 홍보물이나 매거진 등의 편집 디자인을 주로 다룬다.
재택 생활자의 식사
집이 곧 사무실이기도 해서 거의 모든 일과를 집에서 한다. 오전 9시부터 업무를 시작해 오전 11시에서 정오 사이에, 미리 준비한 재료를 이용해 간단한 요리를 한다. 점심은 대체로 집밥으로 해결하고, 저녁 식사 역시 외부 미팅이 없는 날엔 직접 만들어 먹는다.
집밥을 먹게 된 계기
대학생 때 성인 아토피가 생겼다. 온갖 방법을 다 시도해도 낫지 않다가 비건식을 6개월간 유지하면서 차도가 있었다. 이후 결혼과 동시에 내 부엌을 꾸리면서 건강하게 먹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 마침 회사에서 독립해 내 스튜디오를 연 시점과도 맞아떨어져 내게 맞는 식탁을 차릴 여건이 갖춰졌다. 이후 마이크로바이오틱(microbiotic) 요리를 하나둘 배우면서 요리에 점점 더 열정이 생겼다.
나만의 집밥 노하우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서 배달 음식이나 외식 욕구를 잠재울 나만의 스킬이 생겼다. 미리미리 밥이나 낫토를 얼려두거나 채소를 손질해 두는 것이다. 배가 너무 고프거나 일이 너무 바쁠 때 간편하게 데워 먹을 수 있다.
꾸준히 집밥을 먹는 이유
집밥 덕분에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 특히 요리하는 시간 자체가 정신적으로 도움이 된다. ‘나를 챙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저절로 집밥에 손이 간다. 외식해서 먹는 음식은 조미료가 세게 느껴질 때가 많다. 작년 연말에 여행을 오래 다녀오면서 식단을 못 지킨 탓에 피부에 염증이 생겼는데, 채소를 한가득 쪄서 먹는 게 나만의 치유법이 됐다.
재료를 구입하는 기준
원산지가 어디인지, 어떻게 길러졌는지를 꼼꼼히 살피는 편이다. 일일이 생산자를 찾아 다니며 사기는 어려우니 한살림이나 생협을 애용한다. 이틀이나 사흘에 한 번씩 집 근처 매장에서 믿을 만한 식재료를 간편하게 구입한다. 대형 마트와 달리 조금씩 필요한 만큼만 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선호하는 조리법
채소 위주의 한식을 자주 먹기에 가장 기본적인 조미료만 사용하는 단순한 조리법이면 충분하다. 좋은 소금, 간장, 된장만 가지고도 원물의 풍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 국을 끓일 때는 채소의 수분을 잘 활용하기 위해 소금을 넉넉하게 뿌린다. 물을 조금 넣고 끓이면 감칠맛이 풍부한 채수가 된다. 이를 베이스로 국을 끓이면 어떤 국이든 맛이 좀 더 깊어진다.
집밥 생활을 위한 조언
하루에 하나씩만 시도해 보자. 처음엔 밥 짓는 것부터 시작해 국을 끓이고 반찬을 만드는 것까지 차근차근 배우면 된다. 하나의 레시피가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 연습하고, 모르는 건 찾아보면서 조금씩 할 수 있는 요리를 늘려간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나의 주말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나를 향하는 시간. 외부로부터 연락이 잦은 평일과 달리 주말에는 방해를 받지 않는다. 오롯이 나를 위해 시간을 써서 요리를 더 길게 할 수 있다. 제철 채소를 손질하는 동안에는 명상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렇게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면 그다음 일주일을 힘차게 살아갈 에너지가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