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일
디저트 브랜드의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남다른 디저트를 구상해 현실로 만들고, 새로운 디저트를 홍보한다.
베이킹을 시작하게 된 계기
언젠가는 베이킹을 하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대형 마트에 진열된 오븐을 보고 다분히 충동적으로 구입했다. 처음으로 만든 초콜릿 쿠키의 맛은 형편없었지만, 그때 실망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 내가 만든 디저트를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보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니까.
베이킹에 대한 추억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며 버터 크림 케이크나 시나몬 롤처럼 진하고 달콤한 디저트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다. 그 맛이 나에게는 유년의 행복한 기억이다. 영국 유학 시절에는 미국과 또 다른 맛의 디저트를 맛볼 수 있었다. 디저트가 화려하게 진열된 쇼케이스를 보석 가게를 구경하듯 바라보며 나도 저런 디저트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베이킹을 위한 준비
나에게 베이킹은 충동적으로 하기 어려운 작업이다. 월요일부터 재료와 도구를 주문하고 장을 보는 등 오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결과물을 촬영하고 SNS에 올린 후 뒷정리를 하기까지 대략 7시간 정도 걸린다. 과정이 길고 주말밖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만약 실패했다 해도 다음 주말을 기다리며 다시 계획을 짠다.
베이킹이 나만의 리추얼이 된 계기
내가 쓴 책, <파도를 넘어서 케이크>에 ‘베이킹은 명상과 같다’는 구절이 있다. 조심스레 반죽을 하고 오븐 앞에서 결과를 가만히 기다릴 때면 마치 고요하게 수련이나 명상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베이킹을 하면서 행복하고, 기대하고, 답답하고, 화가 나는 감정들을 한 번에 느끼게 되는데, 그 과정이 반복될수록 본연의 성격이 다듬어지고 새로운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어떤 일을 자신의 리추얼로 만드는 방법
남들에게 그 일을 인정받으려 하거나 큰 목표를 가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베이킹을 계속하는 이유는 나 자신이 베이킹을 할 때 즐겁기 때문이다. 그 생활이 부담스럽지 않아야 오랫동안 리추얼을 유지할 수 있다.
개인 작업실이나 브랜드에 대한 계획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예상하지만, 나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자격증을 따거나 새로운 직업을 가질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 취미가 일이 되면 그때부터 베이킹이 흥미롭지 않을 것 같다. 베이킹에 관한 영역은 점점 확장되겠지만, 베이킹이 일과 생계가 되는 것은 피하고 싶다.
베이킹을 통해 목표하고 있는 것
베이킹으로 무언가 원대한 꿈을 이룰 생각은 없다. 제과 기술자나 장인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나와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베이킹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자리에 만족하고 있다. 베이킹을 어떤 목적이나 프로젝트가 아닌 하나의 일상으로 오랫동안 영위해 나가는 것이 나의 목표다.
당신의 주말 라이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나의 주말은 ‘상온’이다. 베이킹을 할 때는 버터와 달걀을 먼저 상온에 내어 놓고 재료들의 온도를 맞춰야 한다. 그 재료들이 베이킹에 가장 적당한 온도가 되었을 때 비로소 나의 주말도 함께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