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
〈주말랭이〉 에디터 삼인방
사이드 프로젝트 〈주말랭이〉는?
‘주말에 뭐 할랭’의 줄임말로, 직장인에게 단비 같은 주말을 선사하기 위해 다양한 놀 거리를 소개하는 뉴스레터.
몽자 좋아하는 것은? 주말 계획 세우기
새로 생긴 습관은? 콘텐츠 찾기, 구독자 의견 읽기
메이 좋아하는 것은? 재미있는 콘텐츠 주변에 알리기
새로 생긴 습관은? 좋은 콘텐츠 발견하면 사진 찍기
엘리 좋아하는 것은? 외출. ‘집순이’에서 ‘밖순이’ 되는 중
새로 생긴 습관은? 주말이 끝나자마자 ‘이번 주말에 뭐하지?’ 생각하기
선배, 사이드 프로젝트가 만만한 일이 아니네요. 이러다가 번아웃 올 것 같아요.
메이 나도 너처럼 한 가지를 완벽하게 하는 성향에 가까웠어. 한 가지를 완벽하게 하려면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짜고 실행하게 되잖아. 결과가 기대에 어긋나면 당황하게 되고. 그런데 린(lean)하게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니 가볍게 시도했던 것이 큰 반응을 가져오기도 하고, 열심히 준비한 것의 결과가 썩 좋지 않을 때도 있더라고. 이제는 결과를 예상하려고 하기보다는 시도하면서 대처해 보고 있어.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따라가는 과정이 꽤 재미있거든.
엘리 맞아.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시도한 사람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어. 나조차도 뉴스레터를 만들면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기회로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됐거든. 덕분에 조금 낯설고 불편하더라도 ‘일단 해보고 생각하자’라는 마인드로 바뀌어가고 있지.
선배들 말을 믿고 한번 부딪혀볼게요!
몽자 우리가 해줄 말은 ‘실수에 쫄지 말자’. 이 말은 〈주말랭이〉를 처음 만들던 우리 셋에게 지금의 우리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해. 지금 돌이켜보면 틀린 일은 없는 것 같아. 순탄하지 않았지만 그 과정을 거쳤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거든. 물론 하지 않았어도 될 경험도 있어. 하지만 한 번쯤 해봤으니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교훈을 얻었고, 결론적으로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
그런데 사이드로 뉴스레터를 선택한 이유는 뭐였어요?
엘리 능동적인 플랫폼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어. 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은 내 공간에 사용자들이 들어오기를 마냥 기다려야 하고, 플랫폼 알고리즘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잖아. 그에 비해 뉴스레터는 구독자의 공간인 메일함에 직접 찾아가는 방식이지. 일반적인 SNS가 ‘One of Them’이라면 도달률이 높은 뉴스레터는 ‘For You’에 가까워.
그래서인지 요즘 사이드로 뉴스레터를 만드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어요. 웬만한 뉴스 기사보다 내 취향에 맞는 양질의 정보를 준다는 점이 뉴스레터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중 〈주말랭이〉는 크게 성장한 뉴스레터로 손꼽히죠.
몽자 감사한 일이지. 〈주말랭이〉의 첫 시작은 92명의 지인이었어. 석 달 후에는 약 2천 명으로 늘어났고, 지금은 1만 6천 명의 구독자와 함께하고 있어.
우아, 22개월 동안 약 8배가 성장했네요! 그만큼 책임감이 더 커졌을 것 같아요.
몽자 그렇지. 회사에서는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때 상위 의사 결정권자에게 조언을 받을 수 있지만 사이드는 그렇지 않잖아. 덕분에 결정한 일에 책임을 지는 법을 배우게 됐어. 그리고 사이드를 통해 선택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선택을 ‘잘한 선택’으로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지.
뉴스레터가 성장한 만큼 선배들도 성장했을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면이 달라졌나요?
메이 좋은 정보를 골라내는 스킬이 늘었어. 정보는 정말 많은데 그중에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가 어떤 건지 골라내는 눈이 조금은 생긴 것 같아. 만약 혼자 했다면 어려웠을 거야. 세 명의 취향과 필터를 통해 정보를 고르다 보니 개인의 시야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을 포용할 수 있게 됐지.
엘리 나는 정보를 전달하는 스킬이 늘었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설명한다고 그 소재에 대한 매력도가 올라가지는 않는다는 걸 배웠지. 구독자에게 어필하는 소구점을 찾고, 구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나열하고, 어순을 바꾸면서 문장을 다듬는 법을 익혔어.
몽자 나는 마케팅 스킬을 키웠어. 전공과 본업 모두 마케팅과는 무관한데, 뉴스레터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여러 브랜드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면서 마케팅 능력치가 자연스레 높아졌지.
인스타그램만 해도 ‘핫플’만 모아서 소개하는 계정이 수두룩하잖아요. 그럼에도 〈주말랭이〉가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요?
엘리 〈주말랭이〉는 매주 금요일 오전 8시에 ‘이번 주말’을 위한 다양한 놀 거리를 큐레이션해서 발송해. 단순히 좋은 장소, 재밌는 놀 거리가 아니라 날씨와 계절, 기념일, 이슈 등을 고려해서 이번 주말에 하면 가장 좋을 정보를 소개하고 있어. 얼마 전 뉴스레터 제목을 ‘여름 제철 놀거리가 왔다랭’이라고 써야 하는데, 실수로 ‘주말 제철 놀거리가 왔다랭’으로 잘못 나간 적이 있어. 어법상 말이 안 되지만, 의미상으로는 말이 된다고 생각해. 〈주말랭이〉는 매주 그 주말의 제철 놀 거리를 소개하고 있거든.
선배들처럼 오래, 함께 사이드를 하려면 규칙을 지키면서 해야 할 것 같아요.
엘리 중요한 문제야. 우리가 지속 가능한 협업을 위해 정한 규칙을 소개할게.
규칙
1. ‘매일 조금씩’ 할 일을 쪼개서 하기
2. 3~4개월에 한 번씩은 뉴스레터 휴식기 갖기
3. 본업으로 바쁜 사람이 있을 경우 SOS 치기
4. 의견이 충돌하거나 선택이 어려울 땐 구독자 입장에서 결정하기
일은 어떻게 분담하나요?
몽자 각자 잘하는 걸 잘해보기 위해 분담을 하게 되었어. 나는 〈주말랭이〉에서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어. 여기저기에 〈주말랭이〉를 알리는 데 힘쓰고, 돈 버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지. 메이는 톤앤매너부터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디테일한 부분까지 챙겨주고 있고, 엘리는 트렌디한 정보를 찾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던지는 역할을 맡고 있어.
세 명이 일을 분담할 수 있어서 좋고, 세 명이 함께 힘을 모을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엘리 (콘텐츠를 위해) 우리는 늘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 다른 목적으로 SNS를 피딩하다가도,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가도 재밌는 놀 거리가 나오면 〈주말랭이〉 안테나로 소스를 캐치하는 것 같아. 25시간 작동하는 안테나랄까?
몽자 이렇게 우연히 영감을 얻기도 하는 반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도적인 정보를 수집하기도 해. 전시회 및 여행 정보는 주로 인스타그램에서 얻고, 몰랐던 트렌드는 다른 뉴스레터를 통해 얻기도 해. 요즘엔 〈주말랭이〉 구독자가 모여 있는 담벼락에 이야기가 많아서 이곳에서 보석을 찾아내는 중이야.
여러 명이 하는 사이드는 제각기 다른 의견으로 인해 방향이 틀어질 수 있어서 원칙이 꼭 필요할 것 같은데요. 셋이 서로 뜻을 모아서 정한 원칙이 있나요?
엘리 〈주말랭이〉용 노션에 이런 글귀가 적혀 있어. “일정은 기본이고 품질은 자존심이다. Product Bottom Level, 타협하지 말자.” 이것 말고도 우리가 정한 다섯 가지 원칙이 있는데, 이 원칙을 서로 꼼꼼하게 체크했기 때문에 지금의 품질을 유지해 올 수 있는 것 같아.
원칙
1. 이미 다 아는 정보는 정보가 아니다. 지면을 낭비하지 말자.
2. 언제 봐도 상관없는 내용은 굳이 넣지 말자.
3. 솔직하자.
4. 퀄리티와 타협하지 말자.
5. 소통하자.
엘리 〈주말랭이〉의 정보가 곧 우리의 가치이기 때문에 이미 다 아는 정보, 언제 봐도 상관없는 내용을 배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세번째 원칙 ‘솔직하자’의 의미는 신뢰에 관한 부분이야.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틀릴 때도 있는 법이지만 이를 만회하고자 거짓말을 하면 그때부턴 신뢰에 금이 간다고 생각해. 신뢰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니까. 그래서 우리는 지키고 싶은 가치와 반대되는 광고는 정중히 거절하는 편이고, 광고라면 광고라고 정직하게 말하지. 의도치 않게 구독자에게 불편함을 준 경우라면 오해라고 하기 보다 우리의 잘못을 과감히 인정하려고 노력하려고 해.
몽자 다섯 번째 원칙인 ‘소통하자’를 잘 지키기 위해 〈주말랭이〉는 인스타그램 DM, 이메일 등 무슨 연락이든 응답률 100%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소통에 대한 열린 자세를 취한 덕분에 실제로 구독자분들이 에디터의 마음으로 다양한 제안을 해주고, 실제로 반영된 것들도 적지 않지.
마지막으로 〈주말랭이〉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엘리 귀찮음을 해결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누군가 나 대신 시간과 수고를 들여 온라인에 널브러져 있는 정보 중 진짜 놀 거리를 찾고, 검증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메이 구독자들의 귀찮음을 대신해 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자 구독자들이 느끼는 〈주말랭이〉의 가치야.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시의성 있는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주는 점이 우리의 메리트라고 생각하거든. 넘쳐나는 놀 거리 중 계절과 트렌드에 잘 맞는 것만 골라서 지금 딱 하기 좋은 놀 거리를 알려주니까.
몽자 두 번째는 개인화되지 않는 것. 어느 구독자가 이런 피드백을 주신 적 있어. “알고리즘에 의해 원래 좋아하는 것만 계속 보게 되어서 취향이 점점 좁아지고 있었는데, 〈주말랭이〉 덕분에 몰랐던 분야에 대해 새로 알게 되었고 주말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고. 이렇듯 개인화되지 않은 정제된 큐레이션으로 경험의 범주가 넓어지도록 제안하는 것이 우리의 또 다른 가치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