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가 달라졌다. 맛집에서 만난 뒤 카페로 향하던 전과 달리, 최근엔 새롭게 문을 연 브랜드 스토어를 체크해 동선을 짠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걸리버 여행기〉를 연상케 하는 거인 조형물을 전시한 젠틀몬스터의 팝업 스토어, 루이비통에서 연 팝업 레스토랑 ‘이코이 at 루이비통’처럼 브랜드의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채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위해 매장을 방문한다.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시대 동안 온라인 세계를 더 편리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늘면서 오프라인 공간이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명민한 브랜드는 디지털로는 대체할 수 없는 경험을 실제 공간에 준비했다. 보고 만지고 맛보고 향을 맡는 경험을 통해 우리의 시야는 넓어진다. 알고 있는 세계가 넓을수록 새로운 아이디어는 더 많이 보인다. 그렇지만 모든 공간이 내게 의미 있는 경험을 주지는 않는다.
유행하는 공간을 좇기 위해 피 튀기는 예약 전쟁을 벌이고 1시간의 대기도 받아들이는 나날에 영감 대신 피로만 쌓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금은 개인의 시대이자 다양성의 시대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에게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를 선사하는 장소이자 가장 편안한 곳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좋은 공간 경험의 대표적인 예인 일본의 서점 쓰타야는 자신들의 공유 오피스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하고 있다. 개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세상에서 가장 나답게 일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어떤 카페에서는 유난히 집중이 잘될 때가 있다. 그곳의 가구나 조도, 음악, 서비스가 한데 작용해 만든 분위기가 지금의 내게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이다. 이는 타인의 경험담으로는 알 수 없는 감각이다. 그러니 이제 집 밖으로 나가보자. 당신 안의 창의성을 깨우기 위해 취향과 성향에 어울리는 공간을 찾아 나설 차례다. 이 모험을 도와줄 가이드를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