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명
프리다 밀랍초 (PRIDA CANDLE)
의미
특별한 의미는 없다. 영어 이름을 찾다가 문득 ‘PRIDA’라는 단어를 떠올렸는데, 읽기 쉽고 표기도 예뻐서 선택했다.
탄생 시기
2016년, 네이버 ‘스토어팜’을 개설하며 브랜드를 론칭했다.
핵심 가치
표현과 공감. 예전에는 판매를 위해 대중적인 디자인에 집중했지만, 이제 순간순간의 생각을 캔들 디자인에 담고 싶다. 우리의 표현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초를 사용하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나날의 생활 속 버릇처럼 밝혀보는 방점. 우리의 밀랍초가 작지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
브랜드 준비 초기에 가장 많이 했던 질문
Q. 어떻게 하면 공방이 아닌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을까?
당시에는 밀랍초 브랜드가 거의 없었다. 양봉장을 비롯한 전통적인 생산자 위주로 밀랍초를 판매하는 정도였다. 우리는 브랜드의 형식을 갖추고, 젊은 감각으로 밀랍초를 판매하는 곳으로 각인되고 싶었다.
성장 포인트
건강한 아름다움. 밀랍 고유의 향과 색을 살려 손수 초를 만든다. 비닐 포장을 줄이고, 친환경 소재 사용을 지향한다. 길을 걷다 발밑에 핀 꽃을 보면 밟지 않도록 피하는 것처럼 친환경은 본능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향초가 아닌 밀랍초는 조금 낯설어요. 밀랍초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현주 원래 집에서 초 태우는 걸 좋아했어요. 남편의 권유로 직접 향초 수업을 듣게 됐는데, 마지막 강의에서 밀랍초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소이 왁스 향초는 진한 향 탓에 머리가 아팠는데, 밀랍초는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아서 무향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향만 나요. 게다가 노란색이 예쁘잖아요.
밀랍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나요?
김현주 밀랍은 벌의 분비물이자 벌집의 주 성분인 천연 밀랍, 꿀, 프로폴리스가 혼합된 것이에요. 천연 밀랍은 투명하지만, 꿀과 프로폴리스가 섞이면서 노란색을 띠죠. 꿀의 색이나 정제 과정에 따라 조금씩 다른 색을 내고요. 국산 밀랍은 얻을 수 있는 양이 한정되어 있기에 전국의 여러 양봉장에서 수급해요.
김윤수 과학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초를 만들면서 색이나 향, 수축률 등 다양한 밀랍의 차이를 체감했어요. 이제는 경험치가 쌓여 좋은 밀랍을 구별하고 사용할 수 있어요.
밀랍 외에 다른 첨가물을 더하지 않는 것은 친환경적인 이유 때문인가요?
김현주 자연에서 온 재료만으로 만든 밀랍초가 환경 측면에서 장점이 많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 이유만은 아니에요. 초를 만들다 보니 밀랍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식을 만들 때도 재료가 좋으면 별다른 걸 더하지 않잖아요. 재료 본연의 성질과 순수한 아름다움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정제부터 포장까지 모든 과정이 두 분의 손을 거쳐 간다고요. 힘들진 않나요?
김윤수 밀랍을 만들려면 우선 밀랍을 끓여서 정제해요. 그다음 형태에 따라 손으로 여러 번 녹인 밀랍에 담그거나 몰드에 부어서 굳혀요. 밀랍을 녹이는 데만 3시간 가까이 걸려요. 녹인 밀랍에 심지를 넣고 빼기를 반복해서 만드는 담금초는 크기에 따라 작업에 5시간이 걸리기도 해요. 처음엔 정말 하나씩 하나씩 완성하다가 이제는 도구를 만들어 몇 개를 한꺼번에 만드는 등 나름 노하우가 생겼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밀랍마다 특성이 다르고, 수작업으로 만들다 보니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내 마음가짐이 제품에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깊은 애정으로 최선을 다해 제작에 임해요.
처음부터 두 분이 함께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나요?
김현주 처음엔 소소한 부업으로 시작했어요. 2016년의 일인데, 그때만 해도 밀랍초는 젊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대상이었죠. 어르신들이 주로 종교적인 목적으로 사용했으니 판매 업체들도 ‘브랜드’라 할 만한 곳은 없었고요.
김윤수 우리가 밀랍초를 판매한다면 반드시 브랜드의 형태로 자리매김하길 바랐어요. 고루하지 않은 방식으로, 특별한 밀랍초를 선보이는 브랜드가 되고 싶었어요. 2016년 당시 저는 웹 디자이너로 회사를 다니고 있었죠. 처음엔 캔들 이미지 제작 정도를 돕다가,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브랜드 구축에 힘을 쏟았어요.
부부가 함께 일하면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각자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김윤수 저는 프리다 밀랍초에 합류하면서 삶의 희망을 얻었어요. 둘이서 일하면서 저희가 느긋하고 편안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어요. 삶을 단순하게 살아도 괜찮다는 걸 미처 알지 못했던 거예요. 생활이 바뀌니 마음도 점점 더 편해졌어요. 현재는 콘텐츠 제작이나 홈페이지 관리는 제가, 밀랍초 제작은 대부분 아내가 담당하고 있어요. 제품 개발과 아이디어 제안은 함께 하고요.
기획과 제작, 어떤 부분에 더 시간을 쏟나요?
김윤수 거의 비슷해요. 기획은 머리를 써야 하고, 제작은 어쩔 수 없이 몸을 써야 하니까요. 기획이든 제작이든 자발적으로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브랜드를 이어 나가려면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할 수밖에 없어요.
프리다에서 가장 좋아하는 라인업이나 애착이 가는 제품이 있나요?
김윤수 프리다에는 시즌과 라인이라는 개념이 없어요. 저희에게 제품은 생각나는 대로 표현하고, 기록하는 일기에 가까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사람초’를 꼽고 싶어요. 앞서 말했던 삶의 희망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아 만들었어요.
김현주 저는 ‘하루하나’라는 제품을 좋아해요. 매일 하나씩 켜기에 딱 좋은 티라이트예요. 아마 프리다 제품들 중에서 가장 많이 만들었을 거예요.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2016년부터 지금까지 작업 방식과 패키지 등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어요. 그을음이 적고, 끝까지 깨끗하게 안정적으로 타도록 했어요.
표현의 측면에서 가장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김윤수 저희가 만드는 밀랍초는 모두 상상에서 출발해요. 둘 중 제가 엉뚱한 상상을 더 많이 해요. 무언가 떠올랐을 때 아내에게 바로 설명하면 디테일을 잡아주지요. 요즘엔 저와 주변의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관찰하며 모양을 만든 초가 많아요. 어떤 감정이나 생각의 원인을 본질적으로 파고들어 정리하다 보면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생겨요.
본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 밀랍초를 활용하는 팁을 알려주세요.
김윤수 밀랍초는 나에게 작은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성냥에 불을 붙여 초를 켜고 일렁이는 불을 바라보는 순간, 머릿속 복잡했던 생각이 사라지고 평온해져요. 촛불에 몰입할수록 불필요한 향이나 시야에서도 벗어날 수 있어요. 내가 멀리서 나 자신을 지켜보는 것 같은 초현실적인 감각이랄까요?
김현주 첨가물이 없어 태우고 나서 남은 밀랍을 몇 번이고 다시 사용할 수 있어요. 흘러내린 밀랍을 그대로 냉동실에 넣고 20분 후 꺼내어 얇은 막대나 꼬챙이로 떼어주세요. 내열 유리나 도자기 소재 용기에 밀랍을 모아 넣고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녹여요. 정중앙에 심지를 넣고 밀랍이 완전히 굳을 때까지 기다리면 새로운 초가 완성돼요.
프리다 밀랍초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김윤수 순간의 생각과 영감을 밀랍초를 통해 계속해서 표현할 거예요.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를 다양한 콘텐츠로 풀어보고 싶어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림을 배우고 있어요. 천천히 실력을 쌓아 프리다 웹사이트의 상세 페이지에부터 접목해 볼 계획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