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명
피어스(Peers)
의미
영어로 ‘동료’라는 뜻이다. 이곳에 함께하는 멤버 모두가 우리에게는 동료라는 의미를 담았다.
탄생 시기
2021년 9월
핵심 가치
프리랜서들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것. 동시에 그 안에서 파생된 여러 프로젝트나 브랜드가 더욱 확장될 수 있는 공간적 기반이 되고자 한다.
브랜드 준비 초기에 가장 많이 했던 질문
Q. 대형 오피스와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까?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경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대형 오피스가 잘하는 부분을 벤치마킹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조차 어려운 한계가 있다는 점 또한 인정해야 한다. 그다음은 주어진 조건 안에서 우리만의 차별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조용하거나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카페처럼 감각적인 공간 속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하는 것을 즐기는 프리랜서들을 타깃으로 정했고 그에 맞게 공간을 꾸몄다. 소규모이기에 더욱 가능했던 부분인 것 같다.
성장 포인트
올 화이트 인테리어에서 엿볼 수 있는 가변성. 무한히 변화하고 확장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화이트를 선택했다. 필요에 맞게 책상이나 의자 배치를 다르게 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새롭게 바뀌는 공간에 다양한 브랜드나 작가의 팝업 행사, 전시 등을 열 수도 있다.
현재 피어스는 하재호와 정호진, 두 사람이 운영하고 있어요. 두 분은 어떻게 만났나요?
하재호 같은 대학교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했어요. 미대 특성상 남학생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적었는데, 그 와중에 같이 학생회를 하게 되면서 더 친해졌죠. 얘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더라고요. 작은 물건에 큰 가치를 담는 ‘스몰 럭셔리’로 키워드가 모아졌고, 졸업 후 진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창업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공유 오피스를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하재호 브랜드를 만들려면 우선 작업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50제곱미터(15평)나 132제곱미터(40평)나 비용적으로 부담이 되는 건 마찬가지더라고요. 큰 차이가 없다면 조금 더 넓은 공간을 쓰자는 게 저희가 내린 결론이었고, ‘그럼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에 이르게 됐어요.
정호진 브랜드라는 게 결국 사람과 소통하는 일이잖아요. 이 공간을 통해서 먼저 사람들과 만나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민 끝에 공유 오피스를 열기로 했어요. 이곳을 이용하는 분들과의 커뮤니티 형성을 통해 직업적 또는 개인적으로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피어스의 멤버들이 훗날 저희 고객이 될 수도 있고요.
주로 어떤 분들이 피어스를 이용하고 있나요? 특별히 선호하는 분야의 작업자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하재호 대략 200여 명이 피어스를 거쳐 갔고, 현재 이용하고 있는 멤버는 40명 정도예요. 디자이너와 마케터가 주를 이루지만 프리랜서라면 누구든지 환영이에요. 공생의 가치를 아는 분이라면 더 좋고요. 피어스는 카페형 오피스이기 때문에 자리를 고정해 두지 않아요. 매일 다른 자리에 앉아서 일을 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서로 배려하는 것이 중요해요. 내가 쓰던 자리를 다른 사람이 쓰게 되니까요.
피어스가 다른 공유 오피스와 구분되는 지점이 있다면, 바로 ‘커뮤니티’의 성격을 강조한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매달 개최하는 ‘공생 네트워킹 파티’는 어떤 모임인가요?
하재호 매달 특정한 주제로 함께 이야기 나누고 친목을 쌓는 모임이에요. 핼러윈, 크리스마스 등 시즌을 맞춰 모임을 열었고, 올여름부터는 ‘프리랜서의 시간 관리’, ‘프리랜서의 독서’ 등 프리랜서에 관한 주제로 모이고 있어요. 아무래도 소규모 오피스다 보니 1인 창작자나 프리랜서가 많이 오는데, 다른 프리랜서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많이들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에 꾸준히 모임을 열고 있습니다.
공생 네트워킹 파티에서 나눴던 이야기를 홈페이지에도 업로드하고 있어요. 아카이빙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하재호 공생 네트워킹 파티에서는 제가 주인공이 아니잖아요. 제가 말하는 대신 멤버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자 기록을 시작했어요. 중간중간 질문을 던지면서 모임을 더 잘 이끌어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게 하나둘 쌓이기 시작하니까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되는 거예요. 저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하게 만드는 길잡이 역할을 하기도 하고요.
정호진 피어스를 만들려고 다른 공유 오피스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생각보다 콘텐츠를 중요하게 여기는 브랜드가 많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콘텐츠를 잘 만들면 그게 우리의 차별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피어스는 ‘사람들이 모여야 완성되는 공간’이잖아요. 우리의 콘텐츠는 사람에서 나온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거죠. 아직은 아카이빙을 하는 정도지만 나중에는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줄 기반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매달 진행하는 모임 외에 멤버들의 네트워킹을 생각하는 피어스만의 특징이나 문화가 있다면요?
하재호 지금은 작품 전시 때문에 잠시 가려져 있는데, 원래 사물함 쪽에 명함 꽂이가 있어요. 그런데 공생 네트워킹 파티 때 어떤 분이 명함 꽂이 공간을 더 확대해서 게시판을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각자 하는 일이나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맞는 사람을 빠르게 찾고 소통할 수 있는 도구인 거죠.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서 앞으로는 게시판의 공간과 역할에 대해 고민해 볼 생각이에요.
피어스를 운영한 지 이제 1년 정도 됐어요. 운영에 있어 어떤 점이 가장 어렵게 느껴졌나요?
정호진 멤버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포인트는 무엇인지, 그래서 어떤 점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지 계속해서 궁리하고 파악해야 하는데 감이 오지 않을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커피 맛’ 같은 경우는 공유 오피스를 선택하는 데 있어 누군가에겐 중요한 요소일 수도 있고,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저에게 사소하다고 해서 저희 멤버들에게도 사소한 것은 아닐 테니, 그러한 부분을 캐치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 늘 어려운 것 같아요.
소규모 공유 오피스를 열고 싶은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하재호 저희도 이제 막 1년이 되었기 때문에 조언을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콘셉트나 타깃을 되도록 명확하고 날카롭게 설정하라는 거예요. 좋은 공유 오피스는 이미 너무 많은데, 다양한 사람들을 전부 포용하려다 보면 빈틈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혼자 쓰기엔 비싸다거나, 너무 조용하고 사무적인 분위기에 치중되어 있다거나 하는 점이죠. 그런 빈틈을 잘 찾아 보완하고, 소규모이기에 가능한 부분을 장점으로 살리면 어떨까 싶어요.
피어스가 어떻게 더 확장될지 궁금해지네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려주세요.
하재호 앞서 언급했던 ‘스몰 럭셔리’를 키워드로, 12월에 향수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있어요. 저희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호재’라는 이름을 붙였는데요. 피어스는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호재’와 함께 여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호재’의 첫 오프라인 팝업이 열리는 공간이 될 수도 있겠죠.
정호진 동시에 ‘프리랜서’와 ‘커뮤니티’라는 개념을 점점 더 강화해 나갈 생각이에요. 사실 지난 1년이 피어스의 가능성을 실험해 보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확고하게 자리 잡은 방향성을 굳건히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