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명
올라이트(All Write)
의미
모든 것을 기록하는 ‘기록광’이라는 뜻. 어린 시절부터 기록을 즐겼던 이효은 대표에게 잘 어울리는 수식어이기도 하다.
탄생 시기
2013년 11월, 이효은 대표가 자신이 사용하기 위해 만든 다이어리를 블로그에서 판매하며 시작됐다. 첫 매장은 2016년 마포구 창전동에 오픈했고, 2020년 서촌으로 이전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핵심 가치
꿈을 위해 계획하는 상승의 에너지와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하강의 에너지. 삶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활동을 위한 도구로서 문구를 제작하고 있다.
브랜드 준비 초기에 가장 많이 했던 질문
Q. 이 제품을 끝까지 사용할 수 있을까?
고객이 닳도록 사용하는 노트가 좋은 제품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다이어리를 마지막 페이지까지 꽉 채워 사용하는 사람들은 흔치 않다. 그런 생각을 담아 만든 것이 첫 제품인 ‘올라이트 다이어리’다. 한 권의 다이어리를 완주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1년이 아니라 3개월, 6개월 단위로 만들었다.
Q. 기록의 즐거움을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공유할 수 있을까?
마음이 힘들 때나 답답할 때 지난 일기를 뒤적이며 힘을 얻는다. 이런 점에서 기록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느낀다. 기록을 통해 나를 알아간 경험을 사람들과 꾸준히 공유하려 한다.
성장 포인트
첫 제품인 ‘올라이트 다이어리’를 비롯한 모든 제품은 이효은 대표가 필요성을 느껴서 만든 것들이다. 작은 제품 하나를 선보이더라도 시제품을 만들어 직접 써보면서 사용성을 고민해 본다. 사용자가 자유롭게 채울 수 있도록 디자인은 단순하고 본질적인 구성에 집중했다.
어떻게 문구 브랜드를 시작하게 됐나요?
어렸을 때부터 다이어리 쓰는 것을 좋아했어요. 연말마다 다양한 다이어리를 구입해 사용했는데 그중 제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이 없었어요. 실제로 끝까지 사용하지 못하고 버린 다이어리도 많아요. 그래서 직접 만들어 본 다이어리가 ‘올라이트’에요. 1년이 아니라 6개월 단위로 만들어서 처음으로 다이어리를 끝까지 쓰는데 성공할 수 있었죠. 한 권을 다 썼다는 성취감을 느꼈어요. 그 기쁨으로 다른 제품을 만들고 또 만들게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레크레이션을 전공했어요. 디자인은 생소한 영역일 텐데, 두렵지 않았나요?
제작을 맡기기 전, 다이어리의 모든 페이지를 벽에 붙여두고 몇 달을 바라봤어요. 이걸 제품화하는 게 과연 객관적으로도 괜찮은 건지 확신이 없어서요. 처음 인쇄소에 발주를 넣고 왔을 때도 ‘안 팔리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컸어요. 그렇게 걱정하다가 ‘안 팔리면 할머니 때까지 써야지, 선물도 주고!’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던 것 같아요.
그렇게 만든 다이어리는 9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어요. 비결이 뭘까요?
고객들과 함께 기록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매장에 자신이 사용한 올라이트 다이어리를 들고오시는 사람들도 많아요. 저는 다이어리에 그날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는 편인데 플래너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하루하루를 먼슬리 칸에 작은 그림으로 표현하거나 매일 먹었던 음식을 적는 레시피북으로도 활용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같은 노트 안에 다양한 경험이 담긴다는 게 저도 흥미로워요.
다이어리 외에는 어떤 제품들이 있나요?
다이어리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메모지, 마스킹 테이프, 그리고 다이어리를 감쌀 수 있는 가죽 커버를 제작해 판매 중이에요. 또 제가 직접 그리거나 찍은 이미지로 엽서와 포스터도 제작해요. 어릴 때부터 카메라를 들고 아침 산책하는 걸 즐겼는데, 그때 찍은 사진들이 좋은 재료가 되어주고 있어요.
첫 매장을 창전동에서 운영하다 2년 전에 서촌으로 이전했어요. 두 곳 모두 골목 안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마을 같은 느낌이 나는 동네에 머물고 싶었어요. 어릴 때 쌍문동에서 살았는데, 좋은 기억이 많거든요. 지금 자리는 북적북적한 광화문과 경복궁역을 지나 골목으로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동네 풍경에 반해 선택했어요. ‘촌’이라는 느낌이 딱 들었죠.
두 번째 공간은 첫 공간과 어떻게 달라졌나요?
첫 공간은 짙은 초록색, 남색 벽에 빛도 잘 들지 않아 어두운 편이였어요. 이번에는 그와 반대로 빛이 잘 들어서 최대한 밝게 꾸몄죠. 책장은 좋아하는 목수님께 맡기고, 매대는 동네 목공소에 뼈대만 구입해 제가 마감을 했어요. 인테리어 업체에 맡기지 않고 제 취향으로 하나씩 직접 채우고 싶었어요.
그래서일까요? 최근 선보인 ‘한 달 다이어리’는 손수 만들고 있어요.
인쇄소에 제작을 맡길 땐 대량 주문을 해야 해서 보편적인 디자인을 하게 돼요. 예를 들어 속지 글씨나 선을 검은색 계열로만 하는 식인 거죠. 제가 원하는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직접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작 과정은 힘들지만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어요. 노트를 제작하다 보면 기계가 된 느낌도 드는데, 1mm 오차 없이 재단했을 때의 쾌감이란! 앞으로 수제 노트 종류를 더 늘릴 생각이에요.
제품 개발은 어떻게 하나요?
제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만들어요. 지난해에 결혼하고 생활이 안정적으로 바뀌면서 매일매일 일기를 쓸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생겼고, 그제서야 날짜형 다이어리가 필요해졌죠. 다이어리에 미리 날짜가 써 있으면 누가 이불을 잘 깔아준 것처럼 편하더라고요.
자신의 생활과 취향을 제품에 많이 반영하는 것 같은데요. 나 자신을 재료 삼아 제품을 꾸준히 개발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기록이요. 제게 기록은 스트레칭이에요. 만약 어깨 한 쪽이 솟아 있으면 스트레칭을 통해 바른 자세를 만들어줘야 하잖아요. 물론 스트레칭은 귀찮고 힘들지만, 하지 않으면 몸이 굳으니까요. 이처럼 기록은 내 마음이 잘못된 곳이 없는지 점검하고, 바른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창전동 매장에서 ‘All Write, All Right’라는 슬로건을 썼어요. ‘모든 기록은 옳다’는 뜻인데 실제로 제 자신이 기록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죠.
기록이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었나요?
브랜드를 온전히 혼자 운영하다 보니 번아웃이 온 적이 있어요. 배송 업무와 제품 제작, 상점 운영 등 여러가지 업무를 혼자 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정도까지만 하면 됐는데 모든 걸 완벽하게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 후로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돌보는 데 집중했어요. 기록이 이를 도와주었죠. 제품에 제 상태가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에 더욱 좋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매장도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만 열고, 일과 삶을 분리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곧 10년 차인데, 앞으로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나요?
단순히 규모를 넓히기보다는 내면적으로 깊어지고 싶어요. 현재는 남편과 함께 운영 중인데, 우리 둘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를 유지하려고 해요. 오늘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잖아요?(웃음) 내가 현재 누리는 일상의 모든 것을 충분히 느끼고 싶어요. 그리고 이 감정을 손님들과 진솔하게 나누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