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디렉터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해온 브랜드 전문가다. 그중에서도 ‘파리의 우리 집’이라는 뜻을 가진 패브릭 브랜드, ‘쉐누아파리’는 그녀가 5년간 가장 애정을 쏟아 키워온 브랜드였다. 2023년, 정성 들여 만들어온 쉐누아파리를 매각한 뒤 그녀에게는 다시 처음이 찾아왔다. 다시 0으로 돌아와 처음을 마주했을 때, 그녀가 선택한 건 새로운 무언가가 아닌 오래도록 자신을 기쁘게 했던 일들이었다. 내가 좋아했던 것들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다시 책상 앞에 앉은 그녀를 만났다.
책상에 새겨진 오늘이 꽃피운 내일
모든 시작은 작고 조용하다. 너무도 사소해서, 아직은 미완성이라서, 시작의 문턱 앞에서는 설렘과 함께 어김없이 불안도 찾아온다. 그리고 오랜 시간 한 분야에 몸담을수록, 그 두려움은 더 짙어지기도 한다. 10년 넘게 시인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해 온 이훤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새로운 언어를 찾아 나선다. 번역가, 작사가, 연극배우 - 그가 용기 내어 나아간 길 위에서 얻게 된 그의 또 다른 이름들이다. 그는 말한다. 책상 앞에서 새겨온 시간들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어쩌면 책상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미래의 나를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기록’이라는 길, 근거 있는 예찬
동경하는 풍경을 내 곁의 풍경으로 만든 ‘라이팅룸 송예원 대표’. 그가 처음 시작했던 건 책상 앞에 앉아 내면의 간절한 목소리를 기록하는 것이다.
기록을 통해야만 만날 수 있는 내가 있다. 거기서 만난 내가 이끄는 곳을 향해 걷다 보면, 염원했던 순간 한가운데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우리는 언제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올해로 92세. 친구들은 모두 노인정에 가서 시간을 보낼 때 여유재순 작가는 자신의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로 유튜브 강의를 보며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린다. 나이라는 숫자에 굴복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여유재순 작가에게 ‘시작하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