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작은 작고 조용하다. 너무도 사소해서, 아직은 미완성이라서, 시작의 문턱 앞에서는 설렘과 함께 어김없이 불안도 찾아온다. 그리고 오랜 시간 한 분야에 몸담을수록, 그 두려움은 더 짙어지기도 한다. 10년 넘게 시인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해 온 이훤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새로운 언어를 찾아 나선다. 번역가, 작사가, 연극배우 - 그가 용기 내어 나아간 길 위에서 얻게 된 그의 또 다른 이름들이다. 그는 말한다. 책상 앞에서 새겨온 시간들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어쩌면 책상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미래의 나를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기록’이라는 길, 근거 있는 예찬
동경하는 풍경을 내 곁의 풍경으로 만든 ‘라이팅룸 송예원 대표’. 그가 처음 시작했던 건 책상 앞에 앉아 내면의 간절한 목소리를 기록하는 것이다.
기록을 통해야만 만날 수 있는 내가 있다. 거기서 만난 내가 이끄는 곳을 향해 걷다 보면, 염원했던 순간 한가운데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우리는 언제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올해로 92세. 친구들은 모두 노인정에 가서 시간을 보낼 때 여유재순 작가는 자신의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로 유튜브 강의를 보며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린다. 나이라는 숫자에 굴복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여유재순 작가에게 ‘시작하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