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의 재탄생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지날 때마다
건축디자이너 이규황은 걸음을 조금 늦춘다.
다음 주말에 만들 스피커의 재료를 찾기 위해서다.
자투리는 여기 모여
메브의 김수지 작가는
자투리 실과 천, 비닐봉지를 엮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패브릭을 만든다.
나는 플라스틱 제빵사
파란색 와플, 알록달록한 카눌레.
플라스틱을 탐구하는 오브제 제작자 박형호는
사람들이 버린 병뚜껑으로 빵을 굽는다.
더 나은 바다를 위하여
바다 위를 떠돌던 해양 쓰레기들은
금속 공예가 이혜선의 손을 거쳐 조명이 된다.
그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빛은
다시 또 바다를 향한다.
쓰레기는 쓰레기가 아니다
익숙하지만 조금씩 낯선 것들이 멋있어 보여요.
쓰레기야말로 우리에게 제일 익숙한 거잖아요.
모든 순간을 깊게 들여다보지 않고 허투루 지나쳤다면 이 재료들로 어떻게 작품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