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오래도록 쓰는 것만으로도 환경에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면? 대구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숍을 오픈한 강경민 대표는 작은 생활용품 하나를 선택하는 일에서부터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주 사소한 변화들이 모여 큰 차이를 만들어내기에.

지금 하는 일
제로웨이스트 숍과 비건 카페가 공존하는 커뮤니티 공간 ‘더 커먼’을 운영하며, 다정한 생활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활⋅환경⋅문화⋅예술을 주제로 다양한 기획과 디자인 콘텐츠를 선보이는 창작자이기도 하다. 

내 성장의 터닝포인트
2016년, 스페인 마드리드로 떠난 혼자만의 여행. 특별한 계획 없이 에어비앤비 숙소만 예약한 채 출발했는데, 호스트를 비롯한 현지 사람들과 관심사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그들의 일상에 녹아들었다. 낯선 이들로부터 받은 따뜻한 환대와 커뮤니티의 힘에 깊이 감동했고, 한국에 돌아온 뒤 내가 경험한 환대를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마음 또한 커졌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그때의 경험이 만들어준 방향성 덕분인지 모른다.

스스로가 성장했다고 느끼는 순간
고독을 즐기며 나와 가까워질 때. 스스로를 더 잘 알게 될수록 내면의 힘도 함께 커지는 것을 느낀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듯, 삶이란 결국 죽을 때까지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더 커먼을 운영하는 일 역시 나를 이해하고 성장시키는 여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What’s in Your Cabinet?

➊ 카웨코 만년필과 노트
제로 웨이스트 실천의 일환으로 매일 사용하는 펜이다. 대부분의 볼펜이 플라스틱 소재인 데 반해, 카웨코 만년필은 알루미늄 소재인 데다 1회용 카트리지가 아닌 잉크를 리필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컨버터를 잉크 병에 꽂기만 하면 잉크가 간단히 충전되니, 펜 하나를 거의 무한히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이 만년필로 매일 휴대하는 노트에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메모한다. 워낙 잘 잊어버리는 편이라, 떠오르는 생각은 그때그때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➋ 오쇼 젠 타로 카드
매일 아침, 타로 카드를 뽑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요가나 명상을 하는 분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오쇼 젠 타로 카드는 명상적인 측면이 강한 도구다.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나의 내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살피고,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을 준다. 하루에 한 장씩 카드를 뽑고, 그 카드가 전하는 메시지를 읽으며 명상의 시간을 가진다. 오늘 아침에 뽑은 건 ‘미룬다’는 의미의 ‘postponement’ 카드였다. 최근 부담감 때문에 미루고 있던 일을 떠올리며 반성했다. 매일 나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되새기며 하루를 조금씩 다듬어간다. 

➌ 러쉬 리퀴드 아이라이너 
화장은 간소하게 아이라인만 그리는 편인데, 여러 제품을 사용해 본 끝에 러쉬 리퀴드 아이라이너에 정착했다. 리퀴드 형태이며 동물성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영국 비건협회 인증 제품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친환경적인 용기 소재다. 보통 아이라이너 용기는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소재가 많지만, 이 제품은 유리병에 담겨 있어 분리수거가 가능하다. 라벨이 거의 다 벗겨질 정도로 1년 넘게 애용하고 있다. 5가지 색상 중 오늘처럼 기분을 내고 싶을 땐 그린 컬러의 ‘용기(courage)’를 사용한다. 

 ✦ 강경민 대표가 대구를 기반으로 커뮤니티 공간을 형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사 보러 가기(Click)

• EditorLee Seungmin
• PhotographerLee Woo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