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일
YM 커피 프로젝트의 대표로, 핸드 드립 전문점 ‘YM 커피 하우스’와 에스프레소 전문점 ‘YM 에스프레소 룸’을 운영하고 있다. 커피를 매개로 끊임없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벌이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이를 위해 신메뉴나 원두 개발에 힘쓰는 건 물론이고, 고객과 어우러질 수 있는 이벤트와 행사도 꾸준히 기획하고 진행 중이다.
내 성장의 터닝 포인트
카페를 시작한 지 3년 반 만에 첫 직원이 생겼다.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모든 게 조심스러웠다. 가령 대표로서 시켜야 할 일이 있는데 혹여나 이 친구가 상처받을까 봐 3주 동안 끙끙 앓기만 한 적도 있다. 마치 짝사랑을 시작한 중학생처럼 한 사람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 경험을 통해 지나치게 상대를 배려해서는 일 진행이 더딜뿐더러 원하는 관계도 형성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운영자로서, 리더로서 갖춰야 할 태도를 배운 계기였다.
스스로가 성장했다고 느끼는 순간
타인의 의견을 포용할 수 있을 때. 예전에는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 여겨 밀어붙이는 편이었다. 그러나 목표가 흔들리지만 않는다면 가는 방법이 달라도 괜찮다는 걸 깨달았다. 동행하는 사람도 즐거울 수 있다면 틀린 방법은 없다.
➊ 에스프레소 잔
카페를 시작하기 전 유럽에서 ‘커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각 도시에 자리한 유명 카페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거리에서 직접 내린 커피를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며 맛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내가 만든 커피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창업까지 할 수 있었다. 이 에스프레소 잔은 그때 그 여행에서 사 온 기념품이자 나만의 트로피다. 나조차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고 선반에 고이 모시고 있지만, 볼 때마다 그때 기억이 선연하게 떠오른다. 원두와 커피 추출 도구로 가득 채운 배낭의 묵직함, 낯선 골목에서 마주한 사람들, 커피를 마신 뒤 그들이 보여준 웃음은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
➋ 드립 포트
이 드립 포트로 내린 커피가 몇 잔일까? 아마 10만 잔은 훌쩍 넘을 것이다. 혼자 방에서 연습하던 시절부터 쓰기 시작해, 지금도 YM 커피 하우스에서 사용 중이다. 벌써 10년이 지났으니 여기저기 찌그러진 자국도 많다. 그럼에도 이 포트를 놓지 못하는 건 처음 커피를 만들 때의 마음을 잊고 싶지 않아서다. 사업을 하다 보면 눈앞의 이윤을 좇게 될 때가 있는데, 그 달콤함에 현혹되지 않고 진실한 태도로 꾸려나가려 한다. 앞으로 100살까지는 커피를 내릴 작정이니, 70년은 더 쓰지 않을까.
➌ 펭귄 가족 피겨
몇 해 전 가족들과 떠난 일본 여행에서 어머니가 가게에 놓으라고 선물로 사주셨다. 아무리 귀여워도 매장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아 집에 놔두었는데, 지난해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신 뒤 YM 에스프레소 룸에 데려왔다. 당시 사업을 접고 싶을 만큼 인생에 회의감이 들기도 했지만, 모든 걸 포기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어머니가 원하는 모습이 아닐 것 같았다. 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그만두고 커피에 매진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어머니의 지지 덕분이었으니. 옹기종기 모여 있는 펭귄 가족을 보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고 있다.
✦ 지금도 목표를 향해 달리는 조용민 대표는 어떻게 성장했을까? 기사 보러 가기(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