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differ playlist
당신의 책상을 영감의 피드로 만들어줄 플레이리스트. 때로 음악은 우리를 어떤 세계에 데려다 놓습니다. 인터뷰이들이 직접 큐레이션한 음악과 함께 그들의 작업 세계에 들어가보세요.
사진이나 영상 만큼이나 음악은 우릴 먼 데로 데려갑니다. 가장 멀리 떠나온 시절로. 지금 닿고 싶은 사람에게로. 방치했던 시간으로 나를 데려갔던 음악이 독자님들을 어디로 움직이게 만들지 궁금해요.
*본 플레이리스트는 이훤 작가가 직접 셀렉한 책상 앞에서 작업할 때 듣는 음악입니다.
[𝗱𝒊𝗳𝗳𝗲𝗿 Playlist] 나를 다른 땅으로 이동시키는 음악들
01. 김창완 – 이 말을 하고 싶었어요
02. 정미조 – 귀로
03. Emile Mosseri – big country (미나리 OST)
04. 정훈희 & 송창식 – 안개
05. 김사월 – 칼
06. Harry Connik, Jr. – Danny Boy
07. 전진희 – Breathing in April 2020
08. 곽진언 – 눈 내리던 날
(…)
19살에 처음 미국으로 떠났다가 한국에 정착을 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으신 걸로 알고 있어요. 17년 전 학생 이훤은 책상 앞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궁금하네요.
그땐 제가 작가가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시와 사진이 제 삶에 이렇게 중요한 일부가 될 줄 몰랐고, 그러고 싶은 바람도 없었는데 책상 앞에서 보내는 시간만큼은 정말 많았어요.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영어를 전혀 구사할 줄 몰랐거든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내게 되니까 말하는 대신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찍은 사진들을 컴퓨터에 저장하고, 싸이월드 빈 페이지에 제가 쓴 일기나 단상들을 사진이랑 같이 배열해 보며 하루 일고여덟 시간을 보냈던 거 같아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는데.
재밌었나 봐요.
그랬나 봐요. 근데 그때는 그냥 할 게 없어서 제가 하고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때부터 이미지와 텍스트에 반응하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냥 웹으로 책 혹은 진을 만들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우리는 한치 앞도 모르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책상 앞에 앉아 보낸 시간이 쌓여서 자꾸 날 어디로 데려다주는 것 같고요. 어쩌면 책상은 미래에 우리가 가 있을 곳을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요.
정말요. 책상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책상에서 보낸 시간, 책상에서 만난 사람과 이야기, 이런 것들이 언젠가는 어떤 식으로든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책상은 좋은 걸 써야 되는 것 같아요. 크거나 비싸지 않아도 내가 언제든 돌아오고 싶은, 그런 공간이어야 하는 거죠.
(…)
𝗖𝘂𝗿𝗮𝘁𝗶𝗼𝗻 Hwon Lee
𝗘𝗱𝗶𝘁 Yesi Choi
𝗩𝗶𝗱𝗲𝗼 & 𝗘𝗱𝗶𝘁 Dayeon Lee
𝗗𝗲𝘀𝗶𝗴𝗻 Jaehyung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