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말 루틴
주말에도 일을 할 때가 많다. 그렇지만 평일과 달리 업무 관련 연락이 오지 않으니 내 템포에 맞춰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보통 집에서 밀린 집안일이나 독서를 하는데, 종종 정독도서관이나 손기정문화도서관을 찾기도 한다. 한 달에 한두 번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 노력한다.
주말의 의미
내 삶의 여백. 일 때문에 바빠서 밀어두었던 것을 챙기는 시간이다. 나를 돌보거나 가족처럼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 에너지를 다시 채우고 리셋한다. 그래야 다음 한 주를 살아갈 힘이 생긴다.
Recommend “망우삼림을 갈 때면 나와 데이트를 하는 기분이에요. 홍콩 영화 속에 들어온 듯 낭만적인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지만, 다 찍은 필름을 현상 맡기는 과정 자체가 주는 설렘도 있어요.”
수많은 유행이 생겨나고 없어지는 와중에도 늘 자신의 색을 잃지 않는 공간. 1990년대 홍콩을 옮겨 놓은 듯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필름 현상소 ‘망우삼림’이 그런 곳이다. 윤병주 대표는 유년 시절에 자신의 친구가 되어준 동아시아 영화에 대한 추억을 담아 하나씩 수집한 물건으로 공간을 채웠다. 6년 동안 변치 않은 건 인테리어뿐만이 아니다. 처음 오픈했을 때처럼 그는 여전히 밤을 새워가며 필름 현상을 한다. 사진을 기다리고 있을 고객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결같은 태도 덕분에 재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현상소 위층에 ‘이십세기 인쇄사무실’이란 새로운 공간도 선보였다. 평소 휴대폰이나 디지털카메라 등 전자 기기 속에 잠들어 있던 사진을 깨워 포스터나 티셔츠를 만들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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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mmend “워낙 오래되고 유명한 공간이지만, 저는 최근에서야 처음 방문했어요. 사방이 초록으로 둘러싸여 있어 먼 곳으로 여행 온 기분이 들더라고요. 언젠가 나무 의사 우종영 선생님이 ‘자연에서 멀어지면 시간이 빨리 간다’는 말을 해준 적 있는데요. 그 말에 굉장히 공감해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를 더 찾고 있어요.”
추억의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 등장했던 공간, ‘산모퉁이’의 매력은 여전히 유일무이하다. 도심에서 차로 10분 남짓 멀어졌을 뿐인데 마치 숲속 오두막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인왕산과 북한산에 안겨 있는 카페는 어디에 앉든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를 곁에 둘 수 있는데, 그중 명당은 2층 테라스. 경복궁부터 남산타워까지, 서울의 랜드마크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다. 테라스가 아니더라도 테이블 대부분이 창가에 붙어 있고 사이즈도 넉넉해 노트북을 펼쳐놓고 몰입의 시간을 갖기 좋다. 공간 곳곳에 주인장이 수집한 도자기나 돌로 만든 조각상, 옛 전화기와 우체통 등이 놓여 있어 하나씩 들여다보는 재미도 크다.
Recommend “요즘 ‘노을 헌팅’에 빠져 있어요. 노을을 잘 볼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건데, 그런 곳에서 붉게 물드는 하늘을 바라보면 감탄만 계속 나와요. 아이가 되는 기분이랄까요? 그 풍경을 넋 놓고 감상하는 사람들이 참 귀엽게 느껴지고요. 해방촌 언덕에 있는 루프 톱 카페나 바도 노을을 즐기기 좋아요.”
한강대교 중간에 자리한 노들섬은 오랜 시간 방치되어 있다 2012년 새롭게 태어났다. ‘음악을 매개로 한 복합 문화 기지’를 목표 삼아 책방, 공연장, 전시실 등이 들어섰고, 인디 밴드 공연이나 작가와의 대화 같은 행사도 정기적으로 열리는 중이다. 섬 남쪽에 조성된 잔디밭과 산책로는 다른 한강공원보다 규모가 작은 편이나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의 매력이 있다. 한강 한복판에 위치해 마치 배 위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기분이 들기 때문. 특히 해 질 녘이면 섬을 가로지르는 철로와 여의도의 마천루까지 노을에 물들어 세상이 온통 분홍빛으로 변한다. 참고로 노을 헌팅의 적기는 사계절 중 노을의 색이 가장 깊고 다채로운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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