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말 루틴
업무가 쌓여 있을 땐 주말에도 일을 한다. 그럼에도 쉬어야 할 땐 50퍼센트 확률로 영화를 본다. 한때 영화감독을 꿈꿨기에 영화를 많이 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영화관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긴 휴일이 주어지면 여행을 떠난다. 마치 길을 잃은 것처럼 발길 닿는 대로 여행하는 스타일이다.
주말의 의미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일의 특성상 짧은 시간에 많은 인풋이 쌓이는데, 생각보다 쉽게 빠져나가 버리는 것 같다. 그래서 주말에는 장기적으로 쌓아야 할 것들을 채우는 편이다. 영화나 책을 보거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Recommend “평소 영화관을 탐방하는 취미가 있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는데요. 서울 사당동의 아트나인은 10년 동안 꾸준히 방문하고 있어요. 건물 12층에 자리한 영화관에 입장하는 순간, 일상과는 전혀 다른 공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확 들어요. 탁 트인 테라스도 매력적이고요.”
올해로 개관 12주년을 맞이한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은 많은 영화 애호가가 사랑하는 장소다. 자비에 돌란의 전작, 국내 독립 영화 <메기>, <벌새> 등을 배급한 영화사 ‘엣나인필름’이 운영하는 영화예술관으로, 훌륭한 상영작 라인업을 갖췄다. 상영관은 ‘0관’과 ‘9관’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뉘며, 그중 0관은 좌석 한편이 통창으로 이루어져 상영 전후로 바깥 풍경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영화관 내부에는 카페 겸 레스토랑 ‘잇나인’이 위치해 간단한 식사와 티타임을 즐기기 좋다. 또한 관람객들에게 포스터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자주 진행하니, 예매 전 인스타그램을 참고해 볼 것.
Instagram @artninecinema
Recommend “책이 가득 꽂힌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껴요.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곳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건물 자체도 멋지지만 그 안에 비치된 책들의 수준이 굉장해요. 언젠가 제 공간도 이렇게 꾸미고 싶어요.”
어른들이 취향을 찾고 쌓아갈 수 있는 공간은 생각보다 흔치 않다. 서울 이태원 골목에 자리한 만화 전문 도서관 ‘그래픽’은 그런 이유로 탄생했다. 오래 머물기 편안한 의자와 조도 낮은 조명, 감미롭게 흘러나오는 음악,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음료와 술 그리고 나의 세계를 넓혀줄 책들을 한자리에 모은 공간이다. <신의 물방울>, <몬스터>, <식객> 같은 고전 명작부터 떠오르는 신예 작가의 만화책, 그래픽 노블, 아트북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선별한 책들이 총 3층 규모의 건물에 빼곡히 채워져 있다. 최근 위례에 그래픽 바이 대신 지점을 새롭게 열었으며, 누구나 자신이 그린 만화를 업로드할 수 있는 앱도 출시했다.
Instagram @graphic.fan
Recommend “서울에서 가장 아늑한 동네를 꼽으라면 양재천 부근이 떠올라요. 메타스퀘이어가 늘어선 산책길을 따라 작은 카페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요. 날씨가 좋을 때 산책을 하거나 길가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휴식을 취해요.”
개포동의 영동2교와 영동3교 사이에 위치한 산책로인 양재천 주변은 일명 ‘양재천 카페거리’로 불린다. 천변을 따라 늘어선 메타스퀘이어 산책로를 따라 카페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2층에서 여유로운 산책로를 감상하기 좋은 브런치 카페 ‘오크라’, 건강한 빵을 선보이는 ‘라브르베이크’, 매일 아침 구운 도넛을 맛볼 수 있는 ‘퀸즈베리 도넛하우스’ 등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카페들이 자리 잡고 있다. 먹거리는 물론,‘이노메싸’, ‘에이치픽스’, ‘메종플레장’ 같은 리빙 편집 숍도 있어 눈요기를 하기에 충분하다. 봄이면 벚꽃이 만개하고, 가을이면 낙엽과 핑크뮬리로 물드는 양재천은 계절에 따라 색다른 자연의 변화를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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